“한 달이면 구축 끝”…이노그리드, 초소형 AI 데이터센터로 전환 가속 [현장+]

“한 달이면 구축 끝”…이노그리드, 초소형 AI 데이터센터로 전환 가속 [현장+]

클라우드 전문기업서 AI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
270억 국책 R&D 주관…마이크로 데이터센터 통합 관리 기술 개발
AI·GPU·양자 기술 결합해 하이브리드 인프라로 확장

기사승인 2025-11-12 18:37:06 업데이트 2025-11-13 07:19:43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이사가 1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이노그리드 클라우드 컴퓨팅 컨퍼런스(IC3 2025)’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노그리드 제공 

클라우드 전문기업 이노그리드가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나섰다. 초소형 데이터센터를 하나로 묶어 통합 관리하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며, AI·그래픽처리장치(GPU)·양자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노그리드는 1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이노그리드 클라우드 컴퓨팅 컨퍼런스(IC3 2025)’를 열고 ‘AI 데이터센터 시대’를 향한 기술 비전과 연구개발(R&D) 전략을 공개했다.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는 기조 세션에서 “AI와 클라우드는 더 이상 분리된 기술이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라며 “클라우드 구축 솔루션을 넘어 ‘AI 드리븐 데이터센터 솔루션 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과 사람,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으로서 AI·클라우드 기반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국내외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가 1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이노그리드 클라우드 컴퓨팅 컨퍼런스(IC3 2025)’ 후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이혜민 기자

클라우드 넘어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로 확장…270억원 국책 R&D 주관

김명진 대표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은 단순히 클라우드 운용을 위한 소프트웨어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인프라서비스(IaaS), 플랫폼서비스(PaaS), 클라우드관리플랫폼(CMP)을 데이터센터 전체를 통합 운영할 수 있는 구조로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노그리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추진하는 ‘국산 AI 반도체 기반 마이크로 데이터센터 확산 사업’의 핵심 과제를 주관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약 270억원 규모로, 이 중 70억원이 이노그리드에 배정됐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제트컨버터클라우드, 소프트온넷, 폴라리스오피스 등도 컨소시엄으로 참여한다.

이번 과제는 마이크로 데이터센터(MDC)를 퍼블릭 클라우드와 연동해 하나의 통합 시스템처럼 관리할 수 있는 원천기술 개발이 목표다. 

마이크로 데이터센터는 컨테이너 박스 형태의 초소형 데이터센터로, 기존 대형 센터가 부지 확보와 전력 인프라 구축에 수년이 걸리는 것과 달리 한 달이면 구축할 수 있다. 전력 사용량은 150킬로와트(kW) 미만으로 효율성이 높고, 전력·부지 제약이 큰 지자체나 공공기관도 자체 예산으로 구축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부산시가 최근 자체 예산으로 수십억 원 규모의 마이크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사례를 언급했다.

김 대표는 “중앙집중형 클라우드만으로는 급증하는 AI 연산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산업 현장 가까이에 분산된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체계로 엮어 대규모 AI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GPU뿐 아니라 중앙처리장치(CPU), 신경망처리장치(NPU)에 맞는 워크로드를 자동 분석해 최적화하는 기술까지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해당 사업을 5년간 추진해 연구개발(R&D)부터 실증, 상용화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3년 안에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남은 2년간 매출로 연결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AI·GPU·양자 기술로 확장”…에티버스와 수직 통합

이노그리드는 확보한 기술을 그룹 내 다른 사업과 연계해 상용화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노그리드 제로스퀘어 센터를 중심으로 에티버스 그룹과 함께 데이터센터 통합 관제센터를 구축하고 있다”며 “클라우드 관제에 인프라, 보안, 데이터센터 관리 기능을 더해 한 단계 높은 통합 체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GPU 자원을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 사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그룹 차원의 ‘데이터센터 수직 통합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김 대표는 “에티버스가 인프라 자본과 운영 역량을 담당한다면, 이노그리드는 그 위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맡는다”며 “하드웨어부터 AI 소프트웨어까지 수직 통합 구조를 완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GPU는 단기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지만, 양자 기반 데이터센터는 회사의 미래 방향성을 상징한다”며 “AI, GPU, 양자 기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인프라 모델을 단계적으로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 데이터센터, 국내 안정화 후 해외 진출”

이노그리드는 국내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뒤 공적개발원조(ODA)나 시장개발기금(MDF) 등을 활용해 아시아·중동 등 신흥 시장으로의 진출도 추진한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기술 기반 신뢰를 먼저 쌓아야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며 “국산 기술로 만든 데이터센터 모델을 세계 시장에 확산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29년까지 매출 1000억 원, 고객사 1000곳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적자 폭을 수억 원대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이노그리드 클라우드 컴퓨팅 컨퍼런스(IC3 2025)’ 행사장. 이노그리드 제공 

한편, 이날 열린 IC3 2025 행사는 ‘모두의 AI·클라우드 유니버스’를 주제로 AI, 클라우드, 양자컴퓨팅, 디지털 트윈 등 미래 핵심 기술을 논의하는 자리로 열렸다. 오전에는 이노그리드 주요 임원이 AI 클라우드 전략을 발표했으며, 오후 세션에서는 네이버클라우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IBM 등 30여 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최신 기술 동향과 사례를 공유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이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