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 소식에…불붙는 고배당 ETF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 소식에…불붙는 고배당 ETF

기사승인 2025-11-14 06:00:10
한국거래소 전경. 연합뉴스

최근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완화 추진 소식으로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내 증시에 상장된 대표 고배당 ETF들에 대한 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식형 고배당 ETF 33개 가운데 순자산 규모 상위 5개 종목인 △PLUS 고배당주 △KODEX Top5PlusTR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 10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KODEX 금융고배당TOP10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의 12일 기준 순자산 총합은 4조8473억원이다.

이들 ETF는 최근 일주일 새 순자산이 크게 늘었다. PLUS 고배당주 ETF의 순자산은 지난 5일 1조6700억원에서 이달 12일 1조7864억원으로 6.97% 증가했다. KODEX Top5PlusTR ETF도 1조651억원에서 1조1428억원으로 7.29% 뛰었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 10(12.84%)과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16.26%)도 높은 자산 증가율을 보였다.

이들 ETF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된 배경에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완화 기대감이 꼽힌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배당 수익에 대해 일정 세율로 별도 과세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행 세법상 2000만원 이상 배당소득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으로 45%(지방세 제외)의 세율이 적용된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세제개편안 발표를 통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35%로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 방침이 주식 양도소득세(25%)보다 높아 배당 유인 효과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주주 입장에서 지분매각을 통한 이익 회수가 이득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투자자 원성도 높아지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최고세율 25% 인하를 골자로 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지난 9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정부안 35%에서 민주당 의원안인 25%로 추가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배당 활성화 효과를 최대한 촉진할 수 있도록 최고세율의 합리적 조정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구체적 세율 수준은 정기국회 논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새로 논의되는 부분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율을 25%까지 낮춘다는 것”이라며 “이 경우 제도 실효성 상승과 함께 대주주의 배당 확대 노력, 배당 투자 수요의 확대 및 수급 기반 주가 상승이란 선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고배당 기업 펀드에도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에서 고배당주 ETF에 대한 수혜 기대감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정부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기업 편입비중이 60%가 넘는 펀드에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정 요건을 갖춘 ‘고배당 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이어 고배당 기업을 60% 이상 편입한 ‘고배당 기업 펀드’에도 분리과세 적용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이에 대형주 주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고배당주 ETF 등 정책 수혜 ETF에 관심을 기울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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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