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도박·마약으로 번 돈, 국경 못 넘는다"… 관세청, '범죄자금 반출입· 자금세탁' 특별단속

"보이스피싱·도박·마약으로 번 돈, 국경 못 넘는다"… 관세청, '범죄자금 반출입· 자금세탁' 특별단속

‘범죄자금추적팀’ 가동
초국가 범죄자금 반출입·자금세탁 특별단속
환치기·외화 밀반출·무역기반 자금세탁 정조준

기사승인 2025-11-17 13:59:20
17일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범죄자금 반출입 및 자금세탁 특별단속에 대해 설명하는 김정 관세청 조사국장. 사진=이재형 기자

보이스피싱·도박·마약으로 번 돈을 해외로 빼돌리는 초국가 범죄를 엄단한다.

관세청은 이달부터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한 자금 반출, 무역·금융을 악용한 범죄수익 등에 대한 자금세탁 행위를 특별단속 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단속은 동남아 등 해외에 콜센터와 사무실을 차려놓고 우리 국민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온라인 불법도박, 마약유통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 벌어들인 돈이 다시 해외로 옮겨져 범죄를 반복하는 연료가 되고, 이 과정에서 불법 송금, 외화 밀반출, 무역을 이용한 자금세탁을 악용하는 고리를 끊기 위한 조치다.

관세청은 이 같은 불법 자금 흐름을 끊기 위해 외환조사과장을 팀장으로 한 126명 규모 ‘범죄자금추적팀’을 결성, 세관조사, 행정조사, 공항·항만 휴대품 검사 강화를 묶어 범죄 수익의 국경 이동을 정밀 추적한다.

환치기·외화 밀반출 차단

관세청이 지난 5년간 적발한 환치기 규모는 약 11조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상자산을 활용한 환치기가 전체의 80% 이상으로, 익명성이 강한 코인 시장이 범죄자금의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 특히 테더 같은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와 1대 1 연동돼 ‘디지털 달러’처럼 쓰인다.

관세청은 의뢰인으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테더 등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해 한국과베트남 간 송금 및 영수를 대행해 7만 8489회에 걸쳐 9200억 원 상당을 환치기 한 범죄조직 5명을 검거했다. 관세청

관세청은 지난달 우리나라와 베트남 간 테더 등 스테이블 코인으로 7만 8000여 차례에 걸쳐 9200억 원 상당을 송금·정산한 환치기 조직 5명을 적발했다. 

관세청은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받는 의심거래보고(STR) 자료를 활용해 이 같은 가상자산 기반 환치기 의심 거래를 선별, 대대적인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합법 등록한 환전영업자·소액송금업자라도 허용 범위를 넘어 사실상의 지하 송금업을 할 경우도 정밀 추적할 방침이다.

아울러 관세청은 공항·항만을 통한 외화 밀반출도 원천 차단한다.

앞서 지난 7월 관세청은 해외 도박자금 1150억 원을 캐리어에 나눠 담아 500회 넘게 빼돌린 한국·필리핀 조직 8명을 적발했다. 

관세청은 우범국 출입국 여행자의 수하물, 현금 휴대상황을 정밀 검사해 이런 현찰 밀반출입을 초기에 적발하고, 국내 사기범죄에 쓰일 가능성이 있는 위조지폐 등 유가증권 반입도 공항 단계에서 적극 차단할 계획이다.

무역가격 조작 자금세탁

관세청은 무역 거래와 해외 금융망을 악용한 자금세탁도 집중 관리한다.

대표적 수법인 ‘무역기반 자금세탁’은 1억 원짜리 물건을 서류상으로는 3억 원이라고 부풀려 적고, 실제로는 1억 원 물건만 주고받으면서 나머지 2억 원을 해외에 빼돌리는 식이다. 

이 수법은 수출입 서류와 송금 내역만 보면 정상 거래처럼 보이기 때문에 추적이 쉽지 않다.

관세청이 최근 몇 년간 단속한 가격조작·자금세탁·재산도피 규모가 수조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범죄수익을 깨끗한 돈으로 둔갑시키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으로, 일부는 해외 ATM에서 현금을 여러 번 나눠 인출하는 방식으로 흔적을 없애고 있다.

이에 관세청은 무역 서류와 해외 현금인출 기록 등 금융자료를 함께 분석해 자금 흐름이 이상한 개인·법인을 특정, 조직적인 돈세탁 정황을 포착해 수사할 방침이다.

관세청은 외화 약 270억원을 휴대 밀반출 해 홍콩에서 테더코인을 구매한 이후 보이스피싱 범죄자금의 세탁책에게 전달한 외환사범 4명을 검거했다. 관세청

아울러 관세청은 이번 특별단속을 초국가 범죄의 돈 흐름 자체를 원천 봉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FIU, 금융감독원, 여신금융협회, 공항공사 등과 상시 협력체계를 유지해 우범정보 공유채널을 넓히고, 단속 과정에서 불법 가상자산 거래나 대포통장 사용 등 권한을 벗어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검경 등 관계기관에 즉시 통보할 방침이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초국가 범죄는 우리 국민에게 극심한 피해를 끼치는 사회적인 해악이 매우 큰 행위로, 대응을 위해 국가적인 역량을 모두 투입할 것”이라며 “이번 특별단속으로 국민의 재산을 위협하는 국제 범죄조직의 자금 이동통로를 완전 차단하고, 투명한 금융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