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부산은행이 최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에 대출 이자까지 과도하게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고객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25년째 부산시 '금고지기' 자리를 차지하며 지역 재투자 강화를 공언하고, '지방은행 서비스업 부문 2년 연속 1위'를 내세우고 있으나 시민이 체감 만족도는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BNK금융이 수도권 진출, 디지털금융 확대 등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내부 통제와 고객 불신 문제를 해결하지 경우 금융권 평판 리스크 등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재구축에도 특금법 160건 위반
최근 부산은행이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내부 규정보다 0.5~1%포인트 정도 높게 받다 금융 당국에 적발됐다. 비정상적으로 수취한 이자만 수억 원에 달한다.
공무원과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캐피탈·카드사 자동차 할부금융, 카드사 대출, 학자금 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가산금리 적용 대상이 아님에도 이를 합산해 금리를 높게 계산한 것이다.
은행 측은 뒤늦게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놨지만 온라인 상에선 "안걸렸으면 넘어갔을 것 아니냐. 안그래도 살기 어려운데. 고객의 신뢰를 깨는 아주 심각한 문제다"는 등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특금법을 위반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로부터 과태료 9억2850만 원을 부과받았다.
특금법은 자금세탁방지(AML)와 테러자금 조달 방지(CFT)를 위한 법으로 국가 신뢰나 금융안전망을 지키는 데 필수 장치다.
국제 기구(FATF 등)는 각국의 자금세탁방지 수준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국가 신용도 하락이나 투자 위축, 국제 거래 제약 등의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특금법 준수는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안이지만 부산은행 측은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의 입장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타 은행에 비해 과태료가 많은 편은 아니다. 특별히 뭔가를 잘못해서 처분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부산은행이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한 직후에도 이같은 위반 사례가 잇따랐다는 점이다.
부산은행은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자금세탁방지 관련 규제 대응과 은행의 안정성 제고를 명목으로 1년간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해 2020년 9월 완료했다.
당시 은행 측은 디지털 기술을 도입, 자동 검증절차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자금세탁 위험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산은행은 시스템 재구축 완료시점인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의심스러운 거래 보고 의무(11건), 고액 현금거래 보고의무(114건), 고객확인의무(6건), 강화된 고객확인의무(30건) 총 161건이나 위반했다.
이에 대해 취재진은 부산은행 측의 입장이나 개선책 등에 대해 물었으나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에 출연금 규모는 전국 12곳 중 11위
부산시는 지역은행을 살리자는 차원에서 행안부 금고지정기준에 따라 2000년부터 부산은행을 시금고로 지정해 왔다. 이에 따라 부산은행은 25년간 매년 많게는 수십조 원에 이르는 세입·세출을 관리하며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올해의 경우 부산시 예산 18조164억 원 중 일반회계 13조3198억 원과 기금 1조 3333억 원 총 14조 6531억 원을 맡았다.
부산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209억 원으로 지방은행 1위를 차지했다. 전국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보면서도 '사회적 책임 이행보다는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올해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는 BNK부산은행 1.69%포인트, BNK경남은행 1.91%포인트로 5대 시중은행(1.35~1.58%포인트)보다 컸다.
지난해 부산시 시금고 선정 당시 24년 만에 시중은행과 경쟁구도가 펼쳐진 가운데 부산은행은 '지역 기여'를 내세우며 시금고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당시 부산은행 관계자는 지역재투자 강화와 특화 금융서비스 출시를 약속했으나 일부 상품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높은 데다 두드러진 지역특화 상품도 없는 실정이다.
은행권 공공금고 협력사업비 현황에 따르면 부산은행이 부산시에 납부한 출연금은 올해 8월 말 기준 161억 원으로, 전국 금고 은행 12곳 중 iM뱅크(127억 원) 다음으로 가장 적었다. 출연금 1위 신한은행(1170억 원)보다는 약 1000억 원 적은 규모다.
앞서 부산은행은 2023년에도 시민을 상대로 제2금융권인 일부 보험사 보다 높은 이자를 부과해 부산시의회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박진수 부산시의원은 부산시의회 제314회 정례회 5분 발언에서 "부산은행은 부산시 시금고를 독점적으로 운영하며 시민을 상대로 제2금융권인 일부 보험사 보다 높은 이자를 부과해 '고리대 장사'를 해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시금고로서 부산은행이 고금리 시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해 시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지는 못할 망정 아파트 집단담보대출과 같이 담보가 확실한 아파트를 대상으로 대출한 경우 조차 시민에게 7%에 육박하는 이자를 부과하는 것이 적절하냐"며 개선안을 주문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