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만 명이 찾은 청송사과축제, 위기 극복의 붉은 결실 [특집]

370만 명이 찾은 청송사과축제, 위기 극복의 붉은 결실 [특집]

윤경희 청송군수 “품질혁신·산림관광·과학영농으로 미래 100년 준비”

기사승인 2025-11-18 14:44:35
청송사과 농장. 청송군 제공 

지난봄, 청송의 맑은 하늘을 검게 물들였던 대형 산불의 상흔은 깊고 아팠다. 잿더미로 변한 숲과 삶의 터전 앞에서 절망만이 남은 듯했다. 

하지만 청송군민들은 좌절하지 않았다. 그 뜨거운 불길보다 더 강한 희망의 불씨를 가슴에 품고 기어코 역경을 딛고 일어섰다.

올가을, 370만 명의 발길이 닿았던 청송사과축제의 성공은 단순한 축제의 성과가 아니다. 청송군의 회복력과 군정 전반의 정책 성과가 입체적으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제19회 청송사과축제. 청송군 제공 

370만 명이 선택한 축제, ‘바가지 없는 명품 축제’로 지역 경제 활력

청송군의 대표 축제인 청송사과축제는 산불 등 악재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 2일 끝난 제19회 청송사과축제에서 지역 4609농가가 참여한 8개 단체 판매부스에서는 준비한 사과는 모두 완판되며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주왕산과 축제장을 잇는 개별농가와 작목회 판매까지 합하면 총 매출은 18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축제 기간 청송사과는 시중보다 10~15% 저렴하게 판매됐고, 무료 택배 서비스가 처음 도입돼 관광객 만족도가 크게 높았다.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상가 합동점검, 불편신고센터 운영, 자원봉사 배치 등 현장 대응도 강화했다.

행사장 인근 식당·숙박·교통 등 소비를 포함한 직접 경제효과는 300억원, 간접 파급효과는 600억원 이상으로 분석된다.

포털 다음에서 진행된 온라인 축제에는 320만 명이 방문해 역대 최대 접속 기록을 세웠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올해 축제는 대형 산불과 경기침체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양적·질적으로 모두 성장했다”며 “청송사과축제를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청송읍 전경. 청송군 제공 

산불 이후의 시간…“청송을 다시 푸르게”

축제의 성공 뒤에는 산불 복구라는 더 큰 과제가 자리하고 있었다. 

청송군은 산불 복구를 넘어 지역경제 회복과 주민 생활 안정에 집중했다. 산림복구 예산을 조기 집행하고 피해 농가를 위한 긴급 지원금과 일손 돕기를 이어갔다.

이재민 생활안정을 위해 임시주택을 신속히 설치하고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 생활 불편을 줄였다. 기반시설 복구, 마을정비, 산림재해 예방 등 중장기 복구 계획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달기약수터와 닭백숙 거리로 유명한 부곡리 일대는 ‘특별재생지역’으로 지정돼 지역경제 회복과 도시재생을 동시에 추진하게 된다.

또 청송군은 농민 지원금 확대, 복지시설 개선, 도시-농촌 간 교류 활성화 등 생활복지 전반의 기반을 강화했다. 군 관계자는 “작은 복구에서 큰 회복으로 이어지는 변화가 지역 전반에 스며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군수는 “산불이 남긴 상처를 공동체의 힘으로 치유하고, ‘산소카페’ 다운 맑고 푸른 숲으로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청송사과 연구단지. 청송군 제공 

청송사과의 미래 100년…“품질·혁신·과학영농이 경쟁력”

청송의 핵심 산업인 사과 농업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일손 부족 대응을 위해 초밀식·다축·2축 등 평면형 과원을 도입해 기계화·효율화를 앞당기고 있으며, 냉해 피해를 줄이기 위한 미세살수장치·열상방상팬·화분매개곤충·냉해경감제 지원도 체계화됐다.

청송사과의 심장인 황금사과연구단지는 실증시험 연구 강화, 무병 묘목 생산 및 보급, 토양검정·과실 품질 분석, 연 100톤 규모 유용미생물 무상 공급 등을 통해 과학영농 기반을 완성해가고 있다. 스마트팜 보급을 확대해 재해 대응력과 농가 소득 안정성을 높이는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윤 군수는 “청송사과의 경쟁력은 양이 아니라 품질”이라며 “청송사과의 100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청송 산남파크골프장. 청송군 제공 

산림레포츠 휴양단지와 골프장… 새로운 청송의 먹거리

사과 뿐만 아니다. 청송군은 산림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 산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교보증권 컨소시엄과 1260억원 규모 산림레포츠 휴양단지 조성사업을 체결했다. 27홀 골프장과 숙박시설, 레포츠 체험시설을 갖춰 영남권 최고 수준의 복합 관광지를 목표로 한다.

군은 공공파크골프장 54홀 조성도 추진 중이다. 이는 산림 복구와 체육 인프라 확충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다. 

윤 군수는 “산림은 청송의 가장 큰 자산이자 미래 산업의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윤경희 청송군수. 청송군 제공 

위기를 기회로…청송의 미래는 다시 붉게 물들고 있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산림관광과 농업의 결합을 통한 ‘100년 후 청송’을 준비 중이다.

주왕산국립공원을 중심으로 한 생태관광, 산촌체험과 문화행사를 결합한 복합형 관광모델이 추진되고 있다.

청송군의 여정은 단순한 복구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이야기다. 불탄 숲을 다시 푸르게 만들고, 상처 입은 마을을 다시 웃게 한 사람들의 노력은 이제 회복을 넘어 ‘미래의 중심 청송’을 향한다.

붉은 사과의 결실처럼, 청송의 도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최재용 기자
ganada557@hanmail.net
최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