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권 소외론, ‘선거용 갈라치기’ Vs ‘균형발전 고민’

동부권 소외론, ‘선거용 갈라치기’ Vs ‘균형발전 고민’

신정훈 “동부권 소외론 내세워 ‘동부권 지사를 뽑아야 한다’는 프레임 만들려는 의도?”
주철현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도민이 느끼는 소외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갈라치기라니”
전남 발전‧균형발전 위한 ‘전남 대통합’ 주장하지만 ‘동-서 갈라치기’ 공방은 지속

기사승인 2025-11-21 10:52:11
내년 전남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신정훈(나주 화순, 민주), 주철현(여수갑, 민주) 국회의원의 ‘동부권 소외론’으로 시작된 공방이 반박과 재반박으로 이어지는 등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내년 전남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신정훈(나주 화순, 민주), 주철현(여수갑, 민주) 국회의원의 ‘동부권 소외론’으로 시작된 공방이 반박과 재반박으로 이어지는 등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신정훈 의원은 2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철현 의원님, 지역 갈라치기 선동을 중단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주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신 의원은 “주철현 의원께서 어제 ‘서부권 중심으로 변해가는 전남의 경제지도를 균형발전으로 바로잡겠다’, ‘김영록 도지사의 서부권 중심의 정책 제안은 전남의 3분의 2가 배제된 도정이었다’, ‘기울어진 전남의 균형추를 바로 세우는 것이 이번 도지사 출마의 이유’라고 했다”며 “심각한 분열론”이라고 비판했다.

신정훈 의원 페이스북 캡처
4시간여 뒤에 이번에는 주철현 의원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남 동부권 소외는 정치 구호가 아니라 ‘현실’”이라고 반박했다.

주 의원은 글에서 “전남의 균형발전 문제는 특정 후보나 정치인의 정치적 주장이 아니다”며 “최근 전남도당이 실시한 ‘전남 균형발전 현황과 미래비전 연구(2025)’에서도, 전남 동부권 주민들이 가장 강한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인용 “이는 정치적 프레임이나 갈라치기가 아니라, 도민들이 실제 느끼고 있는 현실이며, 객관적인 정책자료로도 확인가능한, 실존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문제가 존재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갈라치기 한다’고 비난해서는 안된다”며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도민들이 느끼는 소외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인데, 엉뚱하게 ‘동서부 갈라치기’라는 프레임을 씌어 매도하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정치의 태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동부권 주민들이 느끼는 불평등, 소외, 박탈감은 정치인의 발언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 지난 20여 년간 누적된 구조적 불균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 본사 이전, 한전공대 설립 등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기반이 강화된 지역의 국회의원이라면, 180만 도민을 대표하겠다며 지사직에 출마한 정치인이라면, 동부권 주민의 아픔과 고통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주 의원은 “전남은 동부권·서부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전남’이다”며 “앞으로도 어떤 트집잡기나 모략에도 굴하지 않고, 동부권이든 서부권이든, 전남 모든 지역이 공정하게 성장하는, 진짜 균형발전하는 전남을 위해 제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철현 의원 페이스북 캡처
3시간여 뒤 신정훈 의원은 ‘깔끔하게 사과하고 전남 대통합의 길로 나오라’는 글을 올려 “동부권 소외론을 내세워 ‘동부권 지사를 뽑아야 한다’는 프레임을 만들려는 의도 아닌가?”라며 다시 반박했다.

신 의원은 “전남이 과연 동부만 소외되었는가?”라고 묻고 “전남 전체가 낙후지역이다. 도지사를 하겠다는 분이 전남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기 사는 동네만 보고 판단해서야 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정치는 도민의 감정을 부추겨 선거에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라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면 동부권 소외론이 아니라 동부권의 위기론을 공동대처 할 ‘대전남 통합론’을 들고 나와야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어느 한 곳도 여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동부는 소외됐고 서부는 혜택을 받았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지역 갈등을 부추기고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동부권이 느끼는 위기의식은 전남 모두의 위기이며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석유화학·제철 산업의 불확실성,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공해·환경 규제 강화, 기술·인력 외부 유출 등, 이 모든 구조적 문제가 겹쳐서 생긴 것이다. 이걸 서부권이 더 가져가서 생긴 문제로 만드는데 말이 되는가?”라고 따졌다.

한편, 이들 두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는 많은 ‘좋아요’와 ‘댓글’이 달리며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두 사람의 공개적 논쟁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보이고 있다.
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