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지리산함양 전통한지 공개행사
마천면 창원마을 이상옥 전통한지 공방에서
전통한지 문화와 공동체 작업의 진수 공개
기사승인 2025-11-23 15:59:32
천년의 숨결을 품은 함양 전통한지가 한지장과 마을 공동체의 손끝에서 되살아나는 특별한 행사가 함양에서 열렸다.
‘2025년 무형유산 한지장 공개행사’가 22일 오후 마천면 창원마을 이상옥 전통한지 공방에서 성황리에 개최되며 전통 제지문화의 가치와 공동체 정신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로 펼쳐졌다.
이날 행사에는 경남 무형유산 한지장 보유자 이상옥 선생을 비롯해 창원마을 공동체 주민, 지리산 닥종이 제작인, 국립문화유산연구원·무형유산연구원 관계자, 문화유산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김재웅 도의원, 박용운·서영재 군의원, 지리산마천농협 조원래 조합장과 군 관계자, 지역 주민 등 50여 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천년을 이어온 함양의 전통한지’를 주제로 함양 지역을 대표하는 한지 제작문화와 그 가치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마천면 일대 주민들은 신라시대부터 이어져 온 공동체 기반의 전통 제지문화를 지금까지 약 1400년 동안 이어오고 있어 그 역사·문화적 의미가 더욱 깊다.
현재 전국에 남아 있는 전통 한지 공방은 약 18곳에 불과하며 그중에서도 마을 단위로 품앗이 형태의 공동체 작업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거의 드물다. 이러한 이유로 함양 전통한지는 학계와 문화유산 분야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행사에서는 닥무지 작업, 닥나무 껍질 벗기기, 백닥 가공, 외발지·음양지 흘림뜨기 시연, 황촉규 점성 만들기 등 한지 제작 전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돼 참여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한지 제작 도구와 작업 사진 전시도 마련됐다.
또한 닥나무를 활용한 지역의 식음료 문화도 함께 소개됐다. 닥나무 식혜, 닥나무 흑돼지 수육, 닥나무버섯 무우국 등이 시식 행사로 제공되며 전통 제지문화가 단순한 종이 제작을 넘어 생활문화 전반과 연결돼 전승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2021년 전통한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기 위한 단체가 구성된 이후, (재)한지살리기재단을 중심으로 한지 장인과 학계 전문가, 문체부, 국가유산청, 지자체 등이 협력해 학술포럼·연구용역·전시 등을 이어오고 있다.
경상남도와 함양군도 지난 10월 10일 ‘한지의 날’에 맞춰 함양문화예술회관에서 전통한지 학술포럼과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등재 추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상옥 한지장 보유자는 “함양 전통한지는 마을 공동체가 함께 지켜온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닥나무 재배에서 식음료 문화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생활문화 전승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천년을 이어온 우리의 전통한지가 202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