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박물관, 300년 잠에서 깨어난 조선 장례문화 최초 공개

상주박물관, 300년 잠에서 깨어난 조선 장례문화 최초 공개

조선 후기 학자 식산 이만부 묘에서 출토된 목곽(木槨)·목관(木棺) 전시

기사승인 2025-12-01 09:16:58
상주박물관이 조선 후기 학자 식산 이만부(1664~1732)의 묘에서 출토된 목곽(木槨)과 목관(木棺)을 최초 공개한다. 상주시 제공

300년 전  잠에서 깨어난 조선시대 장례문화가 상주시에서 최초로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1일 상주박물관에 따르면 조선 후기 학자 식산 이만부(1664~1732)의 묘에서 출토된 목곽(木槨)과 목관(木棺)을 농경문화관 상설전시실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 

이번 전시는 상주에서 학문과 교육에 헌신한 식산 이만부의 삶을 조명하고, 그의 묘에서 확인된 장례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식산 이만부 묘 조사는 2022년 연안이씨 식산종가 후손들이 선대 묘 이장을 결정하면서 상주박물관과 협의해 이뤄졌다. 

수습된 목관은 문중의 기증을 통해 박물관이 인수했으며, 전문기관의 보존처리를 거쳐 이번 전시로 이어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번에 공개된 목관이 ‘죽어서 천 년을 산다’는 ‘주목(朱木)’으로 제작된 사실이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는 점이다. 

주목의 경우 관재로 사용될 만큼 큰 목재를 확보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로, 이는 당시 식산 이만부의 높은 사회적 위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정성스러운 3회 옻칠 흔적이 확인돼 조선 후기 장례의례와 공예기술 연구에 있어 학술적 의미가 깊다.

한편, 이번 전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윤호필 상주박물관장은 “상주가 간직한 문화유산을 시민과 공유하며 세대 간 이해를 확장하는 것이 박물관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이번 전시는 상주박물관이 직접 발굴·수습한 뒤 보존가치를 높인 유물을 시민에게 공개한다는 점에서도 특별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
노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