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中함재기, 공해서 레이더로 日전투기 조준”…中 “日이 정상적 훈련 방해”

日 “中함재기, 공해서 레이더로 日전투기 조준”…中 “日이 정상적 훈련 방해”

기사승인 2025-12-08 06:23:49 업데이트 2025-12-08 10:55:07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0월31일 경주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계기로 중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오키나와 인근 공해상에서 중국 함재기가 일본 전투기에 사격통제용 레이더를 조사(겨냥해 비춤)해 군사적 긴장까지 고조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지난 7일 새벽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해군 J-15 함재기가 일본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에 레이더를 조사했다”며 “이는 항공기 안전 운항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 위험 행위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측에 강력히 항의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엄격 조치를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 대한 항의 의사는 가나이 마사아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주일 중국대사관 차석 공사에 전달하고 주중 일본대사관도 중국 외교부에 전했다고 일본 방위성은 설명했다. 중국군 항공기의 자위대에 대한 레이더 조사를 방위성이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지난 6일 중국 해군 랴오닝함에서 떠오른 J-15는 오키나와 남동쪽 공해상에서 비행하던 중 항공자위대 F-15에 레이더를 조사했다. F-15는 J-15의 영공 접근을 저지하기 위해 긴급 발진했으며 레이더 조사 신호를 탐지한 것은 오후 4시32분부터 3분간, 오후 6시37분부터 31분간 두 차례다.

랴오닝함은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지마 사이를 통과해 태평양에서 함재 전투기나 헬리콥터를 발착하는 훈련을 벌였다.

중국 해군은 일본이 ‘정상적 훈련’을 방해했다며 즉각 반발했다. 왕쉐멍 중국 해군 대변인은 “일본 자위대 항공기가 중국 함재기의 정상적인 비행 훈련에 심각한 영향을 줬다”며 “랴오닝함 항모 편대는 훈련 대상 해·공역을 사전에 발표했다. 일본이 중상과 비방을 즉시 중단할 것을 엄정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중·일 국방 당국 간 대립은 양국 갈등을 한층 더 고조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달 7일 중의원에서 밝힌 대만 관련 견해를 유지하며 중국과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며 “갈등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을 계기로 중국은 일본 방문 자제령,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등 압력을 차례로 높이는 등 양국 간 갈등은 한 달째 해결을 위한 접점을 못 찾고 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