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필터가 없어도 나노 물방울만으로 초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새로운 공기청정기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소모 전력이 기존 공기청정기의 1/20 수준이면서 오존이 발생하지 않고 필터 교체도 필요 없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먼지 붙잡는 나노 물방울
KAIST 기계공학과 이승섭 교수,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공동연구팀은 물 정전분무 기반 공기정화 장치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이 교수의 '오존 없는 물 정전분무 기술'과 김 교수의 '고흡습 나노섬유 기술'을 결합한 것으로, 머리카락 굵기 1/200에 불과한 PM0.3(지름 0.3㎛) 이하 극초미세먼지까지 단시간에 제거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 장치는 내부에 고전압 전극, 물을 스스로 끌어올리는 나노섬유 흡수체, 모세관 현상으로 물을 이동시키는 폴리머 미세채널로 구성된다.
이 교수가 개발한 물 정전분무는 미세노즐에 높은 전기장을 가해 물을 미립화시켜 전하를 띤 미세 물방울을 분무하는 기술로, 이때 전기장과 표면장력에 의해 액체 표면이 원뿔 모양을 이루고 그 꼭짓점에서 '콘젯 모드'가 형성된다.
콘젯 모드는 전기장과 물의 표면장력 작용으로 물의 표면이 원뿔모양을 이루고, 그 끝에 수 ㎛ 직경의 미세 물방울 제트가 형성된다.
제트에서 분열된 미세 물방울은 높은 전하를 띠고 있어 공기 중 입자와 빠르게 충돌하고 부착해 고효율로 먼지를 제거한다. 이는 낮은 전력으로 안정적인 분무가 가능해 오존 발생을 억제하면서도 고효율 정화 성능을 유지한다
또 김 교수의 고흡습 나노섬유 구조는 기계적 강도와 구조 안정성을 높이고 물 전달 경로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줘 펌프 없이 물이 자동 공급되는 자기펌핑 구조를 구현, 장시간 안정적인 물 정전분무가 가능하다.
장치 내부에는 물을 스스로 끌어올리는 고흡습 나노섬유 흡수체와 모세관 현상으로 물을 이동시키는 폴리머 미세채널이 있다.
여기에 연구팀이 개발한 고흡습 나노섬유 멤브레인에는 음전하를 띠는 층상 구조의 점토 기반 무기물인 몬모릴로나이트(MMT)를 사용, 높은 수분 흡착능력으로 물 전달 경로 형성을 돕고 장기 안정성을 강화한다.
미세먼지 5분 만에 97% 제거
연구팀은 이 기술을 0.1㎥ 챔버에서 시험한 결과 PM0.3~PM10 범위의 다양한 입자를 20분 내 99.9% 제거했다.
특히 기존 필터식 공기청정기로 제거가 어려운 PM0.3 극초미세먼지도 5분 내 97% 제거하는 성능을 보였다.
아울러 30회 연속 테스트와 50시간 연속 구동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전력소모는 스마트폰 충전기보다도 적은 1.3W 수준으로, 기존 헤파 필터 기반 공기청정기의 1/20 수준에 불과했고, 물 소비량도 시간당 0.4㎖ 이하였다.
또 필터가 없어 공기 흐름에 따른 압력손실이 없고 소음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이 기술은 오존이 전혀 발생하지 않으면서도 고효율 정화 성능을 유지해 차세대 친환경 공기정화 플랫폼으로의 기대가 크다.
기존 정전식 공기청정기는 높은 전압에서 주변 공기가 이온화되며 발생하는 코로나 방전현상 때문에 오존이 발생한다. 오존은 호흡기 자극과 인체 유해성을 유발하는 산화성 가스다.
또 필터 교체비용 제거, 초저전력 구동, 장시간 안정성 확보 등을 여러 장점을 가져 실내용은 물론 차량용, 클린룸, 웨어러블 모듈 등 다양한 공기정화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이 교수 연구실 창업기업인 ㈜A2US에서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A2US는 내년 중 나노 물방울만으로 미세먼지 제거뿐 아니라 냄새제거 및 병원균 살균기능도 갖춘 휴대용 공기청정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초저전력으로 작동하면서 높은 정화 성능을 유지해 휴대용 기기부터 대형 공간까지 다양한 환경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필터 교체가 필요 없고 오존 발생 없이 초미세먼지까지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이번 기술은 차세대 공기정화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기계공학과 채지환 박사과정과 KAIST 신소재공학과 조유장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달 14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AFM)’에 게재됐다.
(논문명: Self-pumped Hygroscopic Nanofiber Emitter for Ozone-free Water Electrospray-based Air Purification, DOI: 10.1002/adfm.2025234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