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이 핵폐기물이 1조짜리 자원으로"... 원자력연, 방폐물 탄소-14 회수기술 이전

"골칫덩이 핵폐기물이 1조짜리 자원으로"... 원자력연, 방폐물 탄소-14 회수기술 이전

마이크로파로 중수로 폐수지서 고가 동위원소 분리, 세계 최초 상용규모 실증
㈜선광티앤에스에 기술 이전, 폐기물 부피 1/100 감소 고부가가치 창출
방폐물 업사이클링 시대 전환

기사승인 2025-12-10 10:52:53
C-14 함유 중수로 폐수지 업사이클링 기술개념도.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이 중수로(CANDU)에서 생성된 방사성폐기물에서 고가의 동위원소를 회수해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핵심기술을 기업에 이전한다.

원자력연은 '중수로 폐수지내 탄소-14(C-14) 탈착 및 회수 공정기술' 관련 특허 4건, 노하우 1건을 ㈜선광티앤에스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기술이전은 원전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 방식 기술이 사업화되는 세계 최초 사례로 의미가 크다.

중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폐수지에는 C-14를 포함해 여러 방사성 핵종이 존재해 중준위 방사성폐기물로 처리, 현재 월성원전에 400여 톤을 보관 중이다.

중수는 경주처분장에서 처분이 어렵고, 화학적 불안정성으로 장기 보관도 용이치 않다.

원자력연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 박환서 박사팀은 산이나 화학물질 투입 없이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C-14를 짧은 시간에 탈착, 고농도로 회수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중준위폐기물의 방사능을 약 1/100 이하로 저감해 저준위화 하고, 고가 동위원소인 C-14를 약 100배 이상 고농도로 회수할 수 있어 1조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이 기술은 지난해 11월 월성원전에서 3개월간 세계 최초로 상용규모(100kg/batch) 실증에 성공했다.

또 관련 특허를 캐나다와 미국에도 출원하며 기술적 우수성을 입증했다.

㈜선광티앤에스는 방사선 관리 및 폐기물 처리 특화 기업으로, 2015년부터 원자력연과 공동으로 중수로 폐수지 처리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이번 기술을 바탕으로 ㈜선광티앤에스는 지난 5월 한국수력원자력의 기술용역을 수주하며 사업화 기반을 다졌다.

상용규모 중수로 폐수지 처리공정 실증(100kg batch). 한국원자력연구원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산업통상자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상용화 단계까지 10년간 연구개발 수행해 완성한 것으로, 기초기술 개발부터 실증, 기술이전까지 순차 성공시킨 모범사례다.

노광준 ㈜선광티앤에스 대표는 "방사성폐기물 처리 분야 전문업체로서 중수로 폐수지 처리기술에 대한 국내 사업화를 성공시키고,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민훈 원자력연 후행원자력기술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방사성폐기물이 중요 자원으로 전환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의 기술로, 국가 중장기 투자로 개발된 원천기술을 적소에 활용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