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원, 반도체 베테랑 해외 유출 막고 '기술 자립' 선순환 구축

나노기술원, 반도체 베테랑 해외 유출 막고 '기술 자립' 선순환 구축

'숙련된 경험이 혁신의 핵심', 은퇴 전문가 활용 사업성과 공개
지난 5년간 공정·분석 기술 지원 400건, 애로기술 해결 18건 달성
12인치 팹, CMOS 시스템반도체 기반 강화

기사승인 2025-12-10 16:12:14
박흥수 나노종합기술원장. 사진=이재형 기자

나노종합기술원이 20~30년 이상 반도체 산업 현장을 지킨 고경력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해 공정 서비스 품질과 공공 인프라의 기술 대응 역량을 혁신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흥수 나노종합기술원장은 10일 대덕특구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반도체 분야 '고경력 전문가 활용 지원사업'을 결과를 설명했다.

이 사업은 반도체 베테랑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대신 국가 공공 인프라를 통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을 보강하고, 기술 자립과 인재 전승의 선순환 구조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큰 의미를 갖는다.

은퇴 전문가 '제2의 무대'가 기술자립 핵심으로

반도체 산업은 기술 혁신이 끝없이 이뤄지는 분야로, 첨단 장비 확보·운영과 더불어 이를 오류 없이 작동시키는 숙련된 경험체계가 중요하다.

나노종합기술원은 이런 핵심 경험을 계승하고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2021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고경력 전문가 활용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올해까지 매년 14명 내외 반도체기업 출신 베테랑들을 직접 채용해 공정, 장비, 소자, 분석, 교육 전 분야에 배치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공정 사양과 인력 양성에 체계적으로 전환했다.

특히 이 사업은 은퇴한 전문 인력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이들에게 국가 공공인프라를 통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 헌신할 수 있는 인생 2막을 제공, 기술 자립과 사회적 기여를 동시에 실현하는 선순환 모델이 됐다.

고경력 전문가들은 올해까지 400건에 이르는 공정·분석기술 지원으로 설비 안정성과 공정 재현성을 향상시켰다.

아울러 18건의  애로기술 해결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이 고민하는 현장 난제를 해결하는 데 참여했다. 

이와 함께 105건의 공정교육으로 차세대 연구원과 엔지니어 인력을 양성하는 체계를 보강했다.

실제 이들의 통찰력은 조직의 프로세스에 내재화되면서 공정 품질과 기술 대응속도를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고경력 전문위원인 박진태 전 SK하이닉스 포토공정 엔지니어는 포토기술 자문, 인재센터 교육생 신기술 교육, 중소기업의 신규 기술 개발과 국산화 과제 등을 수행하고 있다.

박 전문위원은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이 고민하는 기술적 선택지들을 함께 검토하고, 실무적으로 적용 가능한 방향을 정리하는 데 참여했다"며 "오랜 경험과 업계 네트워크가 기업 개발 과정에 보탬이 돼 뜻깊었다”고 말했다.

남병호 엔옵틱스 대표는 "나노종합기술원의 고경력 전문가 지원으로 14㎚ 패터닝과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MLA) 개발 과정에서 공정 평가와 마스크 설계 같은 핵심 검토를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며 "기업 내부만으로는 시간과 자원이 많이 드는 부분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10일 나노종합기술원에서 열린 고경력 전문가 활용사업 성과 교류회. 나노종합기술

나노종합기술원은 10일 성과 교류회를 열고 난제 해결사례, 기업과의 공동 기술개발 성과 포스터 전시 등을 통해 이런 기술연속성 모델과 운영 전략을 공유했다.

박 원장은 "기술 혁신의 마지막 단위는 최첨단 장비가 아닌, 이를 실패 없이 작동시키는 경험의 체계"라며 "이번 사업은 숙련된 노하우를 조직의 공정 사양과 인력 양성 체계로 전환, 12인치 팹과 CMOS 시스템 반도체 집적 기술 기반 구축을 가속한 국가 공공 인프라 혁신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강국의 지속가능성은 기술을 계승하는 사람과 시스템에서 완성된다"며 ”경험 기반의 품질 혁신과 인재 전승 모델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