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노동조합은 최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대표이사 공백이 5개월을 훌쩍 넘겼고, 인선이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회사 내부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 전반을 심각한 경영 공백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그동안 총 4차례의 성명 발표와 2차례에 걸친 수출입은행 앞 상경 집회를 통해 신임 대표이사 조기 인선을 요구해 왔지만, 정부와 수출입은행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회사의 리더십 부재가 장기화되며 현장 혼란과 경영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노조는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해당 보도들이 "노조 입장이 바뀌어 누가 오든 빨리만 오면 된다는 주장"이나 "회사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식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는 우리의 공식 입장과 전혀 다르다"며 "대표이사 인선 지연의 책임을 노조 내부 갈등으로 돌리려는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이러한 보도가 오히려 또 다른 '낙하산 인사'나 외부 개입 인사를 염두에 둔 인선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낙하산 인사로 인해 위기에 빠진 회사를 정상화할 수 있는 인물 △KAI 내부 사정을 잘 알고 현장과 함께해 온 인물 △글로벌 방산 시장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국내외 방산 사업을 이끌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KAI 노동조합은 단일대오를 유지해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분명히 했다. 첫째, 노조의 요구에 부합하는 신임 대표이사의 조속한 인선. 둘째, 정치권력에 의존한 낙하산 인사 및 회사에 피해를 입힌 전임 경영진의 복귀 결사 반대. 셋째, 향후 대표이사 인선 과정에서 기준과 절차의 투명성 확보를 주장하고 나섰다.
노조 관계자는 "내년도 사업 예산과 조직 개편 등을 확정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라며 "정부와 대주주는 지금 당장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고려나 외부 압력으로 회사의 운명이 좌우되는 일은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가 전략산업의 미래와 노동자들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 모든 정당한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