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효율’ 앞세운 롯데칠성…폐쇄 앞둔 광주공장 현장서는 “생계 우려”

‘생산 효율’ 앞세운 롯데칠성…폐쇄 앞둔 광주공장 현장서는 “생계 우려”

기사승인 2025-12-24 15:13:08
광주광역시 북구 양산동 본촌산단에 위치한 롯데칠성 광주공장. 롯데칠성음료 제공

롯데칠성음료가 노후화된 광주공장 폐쇄를 추진하면서 지역사회와 노동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회사 측은 전사적 생산 효율화를 위한 경영상 판단이라는 입장이지만, 정치권과 현장 직원들은 고용 불안과 지역경제 위축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노후화된 광주공장의 폐쇄를 준비 중이다. 광주공장은 1984년 가동을 시작해 신제품 파일럿 생산과 초기 품질 안정화 업무를 담당해 왔다.

광주 북구 본촌산단에 위치한 이 공장은 부지 면적 약 6만3000㎡(1만9000평) 규모로, 신제품 시험 생산과 시장 반응에 따른 소량·신속 조정 등 대규모 양산 공장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역할을 맡아왔다. 생산시설과 연계된 물류·영업·용역 인력까지 포함하면 약 200여 명의 고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번 논의가 전사적인 생산거점 효율화를 위한 경영상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공장 운영 구조를 개선하고 직원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설명이다. 전 공장의 근무 형태를 3조 3교대로 전환해 근무 시간을 줄이고 여가 시간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에 “공장 폐쇄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적 없으며 노조원들과 협의를 곧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리해고가 아닌 타 공장 전환 배치가 원칙”이라며 “본인의 희망을 반영해 근무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근무지 이동에 따른 지원책도 마련했다. 관계자는 “이주비와 귀향 교통비, 사택 지원 등을 지원해 직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롯데칠성이 광주 북구에 위치한 공장의 폐쇄 계획을 확정하고, 임직원들에게 원거리 전환 배치 문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롯데칠성 광주공장 폐쇄는 단순히 지역 기업의 구조조정 문제가 아니다. 지역경제의 큰 축인 대기업의 생산시설 이전은 대·중·소 상생 경제의 구조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광주공장 임직원들 역시 호소문을 통해 사측이 충분한 협의 없이 폐쇄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관계기관과 국회의 중재를 요청했다. 호소문은 생산 라인에 투입되는 20여 명의 임직원이 뜻을 모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소문에는 “현재 광주공장은 소규모 인원으로 운영되지만, 한 명 한 명이 오랜 시간 숙련을 쌓아온 전문가이며, 그 뒤에는 가족과 생계가 연결돼 있다”며 “하지만 이번 폐쇄 논의로 인해 직원들은 퇴사 대신 약 300㎞ 떨어진 다른 지역 공장으로 이동 배치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문제는 단순히 출근지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전체 구조가 무너지는 변화라는 점”이라며 “어떤 직원은 노부모를 부양하며, 병원 진료가 자주 필요해 광주를 떠날 수 없다. 초등학생·유치원생을 둔 직원들은 아이의 학교·보육·생활권 전체가 분리되며, 가족 해체 수준의 충격을 맞게 된다”고 호소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