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3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가운데, 유권자 절반 가까이가 최대 쟁점으로 ‘경제와 일자리’를 꼽았다. 특히 이념성향별 쟁점 인식이 뚜렷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전면에 내세운 ‘내란·계엄 종식’ 프레임이 서울·부산 등 주요 격전지에서도 유효할지 주목된다.
1일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목표로 삼았다. 험지로 꼽히는 영남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승리를 거두겠다는 구상이다.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을 바탕으로 경기 지역의 우위를 이어가고, 통합 논의가 진행 중인 대전·충남을 비롯해 부산·경남·강원 등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과 부산에 선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지선에서도 ‘내란·계엄 종식’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호남을 찾아 “6·3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개혁과 민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한 손엔 내란청산 한손엔 민생개혁이라는 양동 작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번 지선 출마 의사를 밝힌 민주당 인사들 또한 이번 선거의 의미를 ‘내란 종식’에 두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박주민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서울을 바로 세우는 것이 진정한 내란의 종식”이라며 “(이번 선거는) 내란 세력이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의지를 보여주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김병주 의원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를 내란 종식 시험대로 평가했다. 내란 종식 프레임이 광역단체장 선거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다만 유권자들의 이번 선거에 대한 인식이 민주당의 선거 프레임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내년 지방선거 최대 쟁점’을 조사한 결과 ‘경제·일자리’를 꼽은 응답이 47.6%로 가장 많았다. ‘내란·계엄 해결’은 32.0% 수준이었다.
특히 쟁점 인식은 정치 성향과 지지 정당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경제·일자리(44.0%)와 내란·계엄 해결(45.3%)이 비슷한 비중으로 나타난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경제·일자리 응답이 50.3%로 내란·계엄 해결(20.8%)을 크게 앞섰다. 진보층은 경제·일자리(41.5%)와 내란·계엄 해결(43.7%) 모두를 중요하게 인식했고, 보수층은 경제·일자리 응답이 50.5%로 과반이었다.
특히 무당층이나 중도층에서도 경제·일자리가 각각 52.3%, 53.2%로 과반을 차지해, 쟁점 인식이 경제 문제에 집중돼 있는 양상이었다.
이 같은 쟁점 인식 속에서 이번 지선 민주당 후보의 전국 단위 지지세는 국민의힘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41.2%로, 국민의힘(31.2%)보다 10.0%포인트 높았다.
특히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과 부산에서는 전국 흐름과 달리 양당 지지세가 팽팽하게 맞섰다. 서울에서는 민주당 36.9%, 국민의힘 34.7%로 격차가 2.2%포인트에 불과했고,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32.8%, 국민의힘 32.6%로 사실상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앞선 조사에서 중도층과 무당층이 경제·일자리를 최대 쟁점으로 인식한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이 내세운 ‘내란·계엄 종식’ 프레임이 이들 지역에서 어느 수준까지 확장력을 가질 수 있을지가 이번 선거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선거의 특수성을 감안한 전략 조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쿠키뉴스에 “지방선거는 통상 총선이나 대선보다 생활 밀착형 이슈가 강하게 작용하는 선거”라면서도 “이번 지선은 내란 재판과 각종 특검 등 올해 2~3월 예정된 정치 이벤트들로 인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분리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내란·계엄 종식 프레임을 안 가져갈 수 없다”며 “다만 집권 여당으로서 프레임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란 종식 프레임과 함께 수권 능력과 경제·민생을 포함해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대안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동시에 제시하는 방향으로 프레임을 정교화해야 서울·부산 등 격전지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