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실 은폐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일부 혐의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 다만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함께 기소된 다른 피고인에 대한 항소는 포기하면서 이들의 무죄가 확정됐다.
서울중앙지검은 2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월북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진 월북한 것으로 오인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로 인해 망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부분 등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며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항소의 실익 등을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피고인별로 보면 서 전 실장 및 김 전 청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한 것이다. 이로써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다른 피고인들은 전부 무죄가 확정됐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지난달 2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서 전 실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함께 기소된 박 전 국가정보원장, 서 전 장관, 김 전 해양경찰청장 등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지난 2020년 9월 이대준씨가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살해된 사건을 정권이 바뀐 후인 2022년 6월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감사원은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고, 국정원도 박 전 원장 등을 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2022년 12월 이들을 순차적으로 기소했다.
서 전 실장은 이씨가 피살된 이튿날인 2020년 9월23일 오전 1시쯤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피격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합참 관계자와 김 전 청장에게 ‘보안 유지’ 조치하라고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박 전 원장과 서 전 장관, 노 전 비서실장도 ‘보안 유지’ 방침에 동조해 국정원과 국방부 직원들에게 관련 첩보와 문건 등을 삭제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이 부분은 1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됐고, 검찰 또한 항소를 포기하면서 무죄가 확정됐다.
또, 서 전 실장은 피격 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해경에 이씨를 수색 중인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한 혐의, ‘월북 조작’을 위해 해경에 보고서와 발표 자료 등을 작성토록 한 뒤 배부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전 청장은 이 같은 지시에 따라 월북 가능성에 관한 허위 자료를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 역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검찰의 항소로 상급심에서 다시 범죄 성립 여부를 다퉈보게 됐다.
검찰 지휘부는 고심 끝에 항소 기한 마지막 날인 이날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고위 당국자들의 국가안보, 남북관계와 관련한 정책적 판단에 대한 수사 부분은 제외하고,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1심 선고 후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상한 논리로 기소해 결국 무죄가 났는데, 없는 사건을 수사해 사람을 감옥에 보내려 시도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사실상 항소 포기를 검토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검찰은 항소 포기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