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오년(丙午年)의 새날이 밝았다. 강렬한 태양(丙)과 기운찬 말(午)이 만나는 ‘붉은 말의 해’로 불(火)의 기운이 극에 달해 정치·경제·사회 전반의 속도감이 두드러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특별자치도도 올 한 해 긍정의 에너지가 지역 발전으로 승화할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지난 연말 이재명 대통령의 잇단 지시가 전북자치도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새만금개발청 업무보고에서 ‘전북자치도민들에 대한 새만금 희망고문을 그만하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전북 도민들이 기대치는 높은데 그걸 하려면 실제로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운데 그 얘기를 하면 정치적으로 비난받을 것 같아 그냥 애매모호하게 다 하는 것처럼 얘기한다”고 질타했다.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은 “2050년으로 설정된 완공 목표연도를 앞당기겠다”며 민자 중심 매립의 한계를 인정하고, 재정·공공이 주도하는 현실적인 사업에 집중해 새만금 기본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현실적인 사업을 우선 추진해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일부 새만금 개발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전면적인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또 이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반도체 기업들에게 “균형발전에 기여를 해주면 좋겠다”며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 그 지역에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고, 균형발전 전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경영하는 기업에 대해 세제·규제·인프라 구축 등에서 파격적인 지원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부장관도 지난달 26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인에 입주하면 필요 전기가 원전 15기 분량”이라며 “최대한 에너지가 생산되는 곳에 기업이 가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밝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지방 이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북이 주장해 온 ‘지산지소(에너지를 생산하는 지역에서 소비)’ 원칙과 정확히 일치하는 발언이다.
이 대통령의 균형발전 발언과 김 장관의 에너지 전환과 산업 재배치 필요성 언급이 맞물리며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의 새만금 이전론’이 정치권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인 안호영 의원은 “송전탑 갈등으로 10년을 허비할 바에는 18개월 만에 새만금에서 시작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효율적”이라며 “송전망 갈등의 근본 해법은 반도체 클러스터의 지방 이전”이라며 새만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전북 시민단체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새만금 이전을 위해 발 벗고 나섰고,“비수도권은 수도권을 위한 전력 식민지가 아니다”며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전북 정치권은 기회로 받아들이는 반면 용인지역 의원과 지자체는 강하게 반발하며 논란이 격화되는 모습이고, 정부가 이미 광주(첨단 패키징), 부산(전력반도체), 구미(소재·부품)를 잇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조성을 발표해 자칫 공염불이 될 우려도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언급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공공성 강화와 호남지역 카지노 배제’를 발언도 관심이다. 이 대통령은 전국 카지노 운영 현황을 살피던 중 호남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없는 점을 짚으며 “왜 없나. 수요가 없나”라며 돌발 질문을 던져 새만금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새만금에 외국인 전용 또는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유치를 추진했던 전북자치도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특히 전북자치도에서 추진돼 온 새만금 복합리조트는 ‘공공형 카지노’라는 새로운 모델로 이 대통령의 지적과 부합돼 급진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전국에 카지노는 제주 8곳, 서울 3곳, 부산 3곳, 인천·대구 각 1곳 등 17곳으로 그중 16곳이 외국인 전용 카지노이고 강원 정선 강원랜드가 국내 유일의 오픈카지노다. 전북에서는 그동안 새만금 내부 개발을 촉진할 마중물로 호텔, 카지노, 컨벤션센터, 공연장, 테마파크 등이 결합된 글로벌 수준의 복합리조트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 대통령은 지난해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지방 이전 공공기관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지 체크해 달라’고 주문하면서 그 예로 전주로 이전한 국민연금공단의 이전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전효과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민연금공단이 전주로 갔는데, 전주 지역경제에 어떤 도움이 되고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며 “주말이 되면 서울로 이동하고, 관련 기업 유입도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하고, 보완책으로 국민연금이 운용 자산을 배분할 때 전북에 소재한 자산 운용사에 우선권이나 인센티브를 주는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지역에 온 금융기관에 자산 배분 우선권 등 인센티브를 주면 오지 말라고 해도 올 것”이라며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환영했고, 전주 출신의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전북의 금융생태계 조성과 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담했다.
전북자치도는 이 대통령의 연말 따끔한 지적이 새해에 지역 발전의 모티브가 되길 기대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전북 3중 소외’ 문제를 제기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집권 후 정부의 전북에 대한 정책기조는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지적한 새만금 개발 속도와 반도체 산단 이전, 새만금 카지노 나아가 국민연금 운용사 이전 인센티브 등 모두 전북자치도의 성장을 견인할 주요 정책들이다. 이들 정책이 구현돼 전북의 변화로 이어질지, 또 다른 ‘전북의 희망 고문’이 될지 정치권의 대응과 정부의 향후 지원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