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전‧후 대응 모두 ‘빵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전‧후 대응 모두 ‘빵점’

무안국제공항, 조류 전문가 없는 조류충돌예방위 개최
사조위, 유가족에 11차례 설명회-국회 공식 자료 제출은 1건뿐
국토부, 로컬라이저 정보공개 청구 15건 중 1건만 공개
김문수 “기록 남기지 않는 대응, 원인 규명‧재발 방지 불가능”

기사승인 2026-01-12 14:19:44
승객과 승무원 등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국토교통부의 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승객과 승무원 등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국토교통부의 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사고 후에는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에도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문수(순천갑 민주) 국회의원이 한국공항공사의 국정조사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무안공항이 최근 2년간 개최한 조류충돌예방위원회에 조류 분야 전문가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공항공사가 제출한 ‘2020~2024년 공항별 조류충돌예방위원회 운영 현황’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2023년 10월 18일과 2024년 7월 15일, 사고 직전인 2024년 12월 19일 등 총 세 차례 조류충돌예방위원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해당 회의의 전문가 참석 여부는 모두 ‘X’로 기재됐다. 

특히 같은 기간 김포공항은 조류충돌예방위원회에 조류 분야 전문가를 위원으로 포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공항은 2024년 6월과 12월 회의 모두에서 공군 항공안전관리단 전문경력관과 한국조류학회 소속 연구자를 참석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무안공항과 함께 포항·경주공항과 광주공항도 2023년·2024년 개최된 조류충돌예방위원회에 관련 전문가가 참석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대구공항은 2023년 조류충돌예방위원회에 관련 전문가가 참석하지 않았으나, 2024년 민간협회에서 참여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제8차 조류충돌예방위원회를 열고 APEC 기간 주요 공항의 조류충돌 예방 강화 방안을 논의했으며, 회의 결과 현장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공항별 조류 전문가 배치와 예방 인력 대상 전문 교육과정 운영 필요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김문수 의원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무안공항 조류충돌 위험관리계획의 위험평가 결과에서, 실제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가창오리와 같은 대규모 군집 이동 조류가 확인되지 않은 점은, 평가 과정이 조류생태 전문가의 참여 없이 이뤄진 데서 비롯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사고 후에는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2025년 7월 19일 오후 권진희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무안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지만, 졸속 조사를 비판하는 유가족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신영삼 기자
김 의원이 사조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2025년 1월 3일부터 7월 19일까지 무안공항, 김포공항, 광주 등에서 사고조사 진행 경과, 비행기록장치(CVR·FDR) 분석, 엔진 정밀조사 결과 등을 주제로 총 11차례의 유가족 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11차례 설명회와 관련해 국회에 제출된 공식 문서는 2025년 7월 19일자 유가족 설명회 자료 1건에 불과했다. 특히 제출된 유일한 설명회 자료 역시 사고 원인 규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쪽 분량의 해당 자료는 사고 개요와 비행 이력, 조사 단계, 국제 합동조사 현황 등을 개괄적으로 나열하는 수준에 그쳤다.

특히 사고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되는 로컬라이저(Localizer·방위각 제공시설)의 구조 안전성, 프랜저블(frangible) 기준 적용 여부, 기체 결함 가능성 등에 대한 분석이나 경과 자료는 어디에도 담기지 않았다.

또,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12·29 참사 관련 정보공개 청구 목록 및 처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이 청구한 전체 세부 요구 정보 28개 항목 가운데 실제로 공개된 자료는 7건에 그쳤다. 특히 로컬라이저 관련 자료는 세부 요구 정보 15건 중 단 1건만 공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문수 의원은 “사조위가 설명은 했다고 주장하지만 검증 가능한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 항공 참사에서 중요한 것은 설명 횟수가 아니라 무엇을 공개했고, 무엇을 문서로 남겼는지”라며 “말로만 설명하고,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 대응으로는 사고 원인 규명도, 재발 방지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24년 12월 29일 오전 9시 7분쯤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 착륙유도시설인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했다. 승무원 2명 외에 전원이 사망했다.

이날 오전 1시 30분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태국 방콕을 출발, 오전 8시 30분경 무안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7C 2216편 여객기는 오전 9시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