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단수’ 이상민 15년 구형…尹 내란 결심 하루 앞 ‘사법 분수령’

‘단전·단수’ 이상민 15년 구형…尹 내란 결심 하루 앞 ‘사법 분수령’

특검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친위 쿠데타”
이상민 “지시 문건 안 받아” 혐의 부인

기사승인 2026-01-12 18:49:22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특검이 ‘언론사 단전·단수’ 실행 혐의를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하루 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이 예정된 가운데,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1심 사법 판단의 기준선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내란 특별검사팀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 심리로 열린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이 사건은 피와 땀으로 일군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라며 “이 사건 내란은 친위 쿠데타로서 군과 경찰이라는 국가 무력 조직을 동원했고, 윤 전 대통령의 쿠데타 계획에서 피고인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판사만 15년을 지낸 엘리트 법조인이 언론사 단전·단수가 언론 통제를 위한 조치이며 심각한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 범죄라는 점을 몰랐을 리 없다”며 “엄정한 처벌을 통해 고위공직자들에게 헌법적 의무를 상기시키고,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구형 사유로 △내란 범행의 중대성 △12·3 비상계엄과 포고령의 위헌·위법성을 명백히 인식하고도 가담한 점 △경찰의 국회 봉쇄 등 내란 실행 과정을 확인·감시한 점 △정부 비판 언론사를 봉쇄해 위헌적 계엄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려 한 점 △죄책을 숨기고 위증을 추가로 범한 점 △수사·재판 과정에서 진실을 은폐한 점 등을 들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재판에서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거나 이를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특검이 “당일 오후 8시26분부터 9시10분까지 대통령 집무실에 있었는데, 이 34분간 관련 지시나 문건을 전혀 받지 못했느냐”고 묻자, 이 전 장관은 “책상 위에 문건이 놓여 있는 것을 봤을 뿐 직접 받은 것은 없다”고 답했다.

이 전 장관은 그날 오후 9시10분쯤 집무실에서 나왔다가 14분께 다시 들어가 13초간 머물렀고, 이때 윤 전 대통령을 만류하는 과정에서 단전·단수 지시가 담긴 문건을 우연히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계엄 선포 이후 허석곤 전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한 것 아니냐고 캐물었지만 이 전 장관은 “문건 내용이 걱정돼 확인 차원에서 물어봤을 뿐이다. 일반적인 대화 외에 지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계엄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막지 못하고 사실상 방조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기소 됐다. 아울러 경찰청과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윤 전 대통령의 내란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과정에서 관련 지시를 부인하며 허위 증언을 한 혐의도 적용됐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관련자 8명이 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기소된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가운데 구형량이 제시된 것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이어 이 전 장관이 두 번째다. 이 전 장관에 대한 구형 수위가 윤 전 대통령 재판의 양형 판단에 참고 지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3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군·경 수뇌부 7명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당초 예정된 결심 절차는 지난 9일이었으나 김 전 장관 측의 장시간 서증조사로 기일이 연기됐다. 13일에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서증조사와 최후변론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증거조사에만 6~8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힌 만큼 재판은 늦은 시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재판부가 “다음 기일에는 무조건 끝낸다. 다른 옵션은 없다”고 밝힌 만큼 이날 결심 절차는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6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도 앞두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으로 받는 여러 재판 가운데 처음으로 결론이 나오는 사건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주 잇따른 구형과 결심, 선고 결과가 윤 전 대통령 관련 재판은 물론 향후 내란 사건 전반의 사법적 판단 흐름에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첫 선고 결과는 이후 재판부의 양형 판단과 판결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