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강조 하루 만에 또…정청래 합당 추진 두고 ‘연임 포석’ 비판 재점화

‘원팀’ 강조 하루 만에 또…정청래 합당 추진 두고 ‘연임 포석’ 비판 재점화

기사승인 2026-01-22 18:58:09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공식 제안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과의 사전 교감 없이 이뤄진 ‘기습 제안’이라는 점에서 당내 반발이 거세다. 특히 정 대표가 친명·친청은 없다며 ‘원팀’을 강조한 지 하루 만에 당내 균열 조짐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정 대표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과 혁신당이 추구하는 시대정신은 다르지 않다”며 “이제 따로가 아니라 같이, 이재명 정부 성공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원팀으로 뛰어야 한다”고 합당을 공식 제안했다.

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불과 20분 앞두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합당 구상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물론 최고위원들 역시 사전 공유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당내에서는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기자회견 직후 “사실상 일방 통보에 가까웠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강 최고위원은 “오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합당 제안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당 대표는 본인의 결단이라고 했지만 그 결단에 이르기까지 지도부 논의 과정은 전혀 없었다”며 “당의 중차대한 결정에 최고위원인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사실에 낭패감을 넘어 무력감과 자괴감을 느낀다”고 했다. 

황 최고위원도 “‘당원이 주인인 정당’을 내세워 1인 1표제를 추진하면서 정작 당의 중대한 의사결정에서 당원을 배제하는 것은 명백한 자기모순이다. 합당도 ‘민자당식 깜짝쇼’가 아니라 투명하고 공개적인 논의와 검증을 거쳐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당의 진로와 정체성, 당원 주권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당원과 의원들은 물론 최고위원들조차 사전에 의제 공유나 충분한 논의 절차를 거치지 못했다”며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의 합당 추진은 전략적 실익조차 불분명한 반면, 당내 혼란과 중도층 이탈 등 정치적 부담만 키울 우려가 크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정 대표의 정치적 목적을 의심하기도 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번 합당 제안이 당의 미래보다는 당대표 개인의 정치 일정, 특히 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당의 중대사를 특정 개인의 권력 구도와 연계해 추진한다면, 이는 민주당이 오랜 시간 지켜온 민주주의와 당원 중심 정당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이번 합당 제안을 계기로 정 대표의 연임을 둘러싼 당내 갈등 조짐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정 대표는 전날 ‘1인 1표제’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과 관련해 “제발 친명이니 친청이니 그런 구분을 하지 말자. 당원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원팀 기조를 강조한 바 있다. 

특히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최고위원들이 모두 친명계 인사라는 점에서, 향후 반발이 계파 갈등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날 가장 먼저 공개 비판에 나선 모경종 의원 역시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다.

다만 정 대표 측은 합당 제안은 대표로서의 정치적 결단이자 정무적 판단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정 대표가 당원주권시대를 강조했듯 당원 뜻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합당 제안에 대해 조국혁신당이 응답하더라도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대표 측은 당헌·당규에 따라 전당원토론과 전당원투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합당을 위해서는 전국대의원대회 또는 그 수임기관의 결의가 필요하며, 전국대의원대회 개최가 어려운 경우 중앙위원회가 수임기관이 될 수 있다.

한편 조국혁신당도 당원 의견을 수렴한 뒤 합당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국 대표는 이날 전북특별자치도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를 조속히 열어 최선의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