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은행권에 2조원 안팎의 과징금 및 과태료를 통보한 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과징금 산정 기준에 대해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 금감원이 최근 금융권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특별검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며, 고압적 검사 방식을 중단할 것도 요구했다.
28일 금융노조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ELS 사태 해결 촉구 및 폭압적 검사 금감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석구 금융노조 제28대 위원장 당선인은 “ELS 과징금 산정 기준은 법의 취지와 비례성 원칙을 넘어 과도하게 확장돼 있다”며 “이 기준이 그대로 굳어질 경우 금융산업 전반의 위축과 고용 불안, 소비자 선택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은행권에 역대 최대 규모인 2조원대 과징금·과태료를 사전 통보했다. 현행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금융회사가 위법 행위로 얻은 ‘수입’ 또는 그에 준하는 금액의 50%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감원은 ‘판매금액’을 ‘수입’으로 간주해 과징금을 산정했으나, 금융노조는 은행이 실제로 얻는 수익인 ‘판매 수수료’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는 금융감독규정 개정(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이후 첫 적용 사례가 될 ELS 사태 과징금이 잘못된 산정 기준으로 확정될 경우, 해당 기준이 향후 발생할 금융사고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ELS 과징금 산정의 근거가 된 모수, 범위, 부가율 등의 기준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법령과 비례성의 원칙에 맞는 합리적 기준을 통해 과징금을 재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성찬 SC제일은행 노조지부장은 “과도한 과징금은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이 한국 내 소매금융 철수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자극할 위험이 크다”며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징벌적 과징금은 4000여 SC제일은행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국내 금융 생태계의 다양성을 해치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최근 금융권 전반을 대상으로 진행한 금감원 특별검사가 고압적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윤 위원장 당선인은 “피수검자에게 반복적으로 고함을 질러 피수검자뿐만 아니라 다른 근무자들까지 불안 증세를 겪고 있다”며 “영업점 노동자를 주 4~5회 소환해 일상 업무 수행조차 불가능하게 만들고,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으면 행장·부행장 등 상급자를 거론하며 심리적으로 압박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윤 위원장 당선인과 문 SC제일은행 노조지부장, 김용환 신한은행지부장, 김정 KB국민은행지부장 등은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에게 항의서한을 직접 전달했다. 금감원은 오는 29일 홍콩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2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은행권 제재 수위와 과징금 규모를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