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한 방울로 뇌질환 판명 기술 세계 첫 개발

침 한 방울로 뇌질환 판명 기술 세계 첫 개발

한국재료연구원, 고려대, 가톨릭대 공동연구
"병원외래, 가정용 진단기기까지 확장 가능"

기사승인 2026-02-02 19:07:07 업데이트 2026-02-03 18:44:29
한국재료연구원(KIMS)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이민영 박사(왼쪽), 고려대학교 정호상 교수(가운데), 한국재료연구원 박성규 박사(오른쪽)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재료연구원 제공

인체에 침 한방울을 통해서 신경계 정신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2일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박성규 박사 연구팀이 고려대 정호상 교수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과 함께 '갈바닉 분자 포집-SERS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생체 분자를 금속 표면에 포집한 뒤 금(Au)이 성장하면서 해당 분자를 감싸 가두는 초고감도 분석 기술이다. 매우 약한 생체분자의 라만 신호를 최대 10억 배 이상 증폭시켜서 기존 진단 기술로 측정이 어려웠던 단백질 섬유화 여부를 고감도로 구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간질, 조현병, 파킨슨병 등 뇌 신경계 질환을 90% 이상 정확도로 판별한다. 라만신호는 빛이 분자에 조사될 때 발생하는 비탄성 산란 현상을 통해 분자의 진동과 회전 정보를 반영하고 이를 식별하는 광학 신호를 말한다.

해당 기술은 재료과학 분야 세계 최상위권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에 게재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공동연구팀은 성빈센트병원과 협력해 간질, 조현병, 파킨슨병 환자 총 44명과 건강대조군 23명의 타액을 분석해 높은 정확도로 질환을 분류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전체 단백질 농도가 아닌, 단백질 구조 변화라는 근본적 병리 지표를 기반으로 신경계 질환의 차이를 판별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성과로 평가된다.


박성규 KIMS 책임연구원은 “고가의 PET 촬영이나 뇌척수액 검사 없이 간편한 타액 분석만으로 뇌 질환 상태를 파악하는 시대가 열렸다.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에 게재된 만큼 기술의 원천성·혁신성이 국제적으로 공식 인정된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고려대학교 정호상 교수는 “비침습·저비용이라는 점에서 병원 외래는 물론, 가정용 진단 기기까지 확장될 수 있는 기술적 잠재력이 매우 크다”라고 덧붙였다.

신정윤 기자
sin25@kukinews.com
신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