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지 3년 차에 접어들었다. 2023년 첫 지정을 받은 이후 합천군은 여성친화도시를 단순한 행정 타이틀이 아닌, 군민의 삶 속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정책 플랫폼으로 정착시키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해 왔다.
성평등과 돌봄, 안전을 핵심 축으로 한 정책은 이제 ‘시범 단계’를 넘어 일상 속으로 스며들며 안정적인 안착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특히 합천군은 여성친화도시를 단기 성과 중심의 사업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정책의 연속성과 실효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행정 의지가 곳곳에서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 20년 넘게 쌓아온 성평등 정책의 토대
합천군의 여성친화도시 여정은 2023년이 아닌 2003년에서 시작된다. 군은 2003년 10월 여성발전기금을 조성하며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정책 실험을 본격화했고, 이후 성별영향평가 컨설팅을 매년 실시하며 정책 전반을 점검·보완해 왔다.
이러한 꾸준한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2012년 여성가족부가 추진한 성별영향분석평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22년과 2023년에는 경상남도 성별영향평가 우수기관으로 연속 선정되며 정책 역량을 인정받았다. 성평등 관점이 행정 전반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결과다.
조직문화 개선도 병행됐다. 합천군은 2016년 여성가족부 가족친화기관 인증을 획득한 이후, 3년마다 실시되는 재인증을 거쳐 현재까지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행정 내부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2020년 이후에는 경상남도 여성친화도시 워크숍과 포럼에 꾸준히 참여하며 정책 역량을 축적했고, 2022년 ‘합천군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완성했다. 여기에 성인지 통계 구축(2022·2025년), 여성친화도시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2023년), 전담 인력 배치와 군민참여단·조성위원회 운영까지 더해지며 정책 추진의 골격이 탄탄히 다져졌다.
◇ 군민이 만든 여성친화도시, 현장에서 답을 찾다
합천군 여성친화도시 정책의 특징은 ‘군민 참여’에 있다. 군은 공개모집을 통해 군민참여단 30명을 구성하고, 가족친화 돌봄·지역 안전 증진·여성 참여 역량 강화 등 3개 분과로 나눠 생활 속 불균형과 불편 요소를 직접 발굴하도록 했다.
참여단은 단순한 의견 제시를 넘어 정책 모니터링과 개선 제안, 홍보 활동까지 수행하며 실질적인 정책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특히 참여단이 제안한 ‘황강마실길 군민 안심 운동 구간 조성 사업’은 경상남도 주민참여예산사업에 선정돼, 체감 가능한 안전 개선 성과로 이어졌다.
부서 간 협업 체계도 강화됐다. 군은 정책개발 워크숍을 통해 부서 칸막이를 허물고, 여성일자리협의체와 여성안전실무협의체를 운영하며 일자리·안전 분야를 유기적으로 연계했다. 민·관·경 협업을 기반으로 한 마을 단위 안전 공동체 사업 ‘합천매화단디학교’는 주민 참여형 안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돌봄 분야에서도 변화가 이어졌다. 육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아빠 육아 참여 프로그램과 아이돌봄 지원을 확대하며 여성의 돌봄 부담 완화에 힘썼고, 여성 활동 거점 공간 ‘잇-다’를 조성해 여성 네트워크 형성과 지역사회 참여의 기반을 넓혔다.
이 같은 성과는 2023년 11월 여성친화도시 신규 협약 체결로 이어졌고, 2025년에는 지정 2년 만에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며 대외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 2028년을 향한 지속가능한 도약
합천군의 여성친화도시 지정 자격은 2028년까지 유지된다. 군은 앞으로도 성평등한 사회 조성, 돌봄 서비스 확대, 청소년과 여성 안전 강화를 핵심 과제로 여성친화 정책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단기 사업 중심이 아닌, 군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구조적 정책을 통해 지속가능한 여성친화도시 모델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합천군은 여성의 사회적 참여 확대와 가족친화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며 “앞으로도 정책의 지속성과 실효성을 높여 군민이 체감하는 여성친화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지정받은 도시’를 넘어 ‘살면서 느끼는 도시’로. 합천군의 여성친화도시 3년 차는 이제 성과를 넘어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