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이 띄우고 靑·與가 받은 ‘개헌’…지선 전 처리 가능할까

우원식이 띄우고 靑·與가 받은 ‘개헌’…지선 전 처리 가능할까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 제안
청와대·여·야 국민투표법 개정 처리 공감대 강조하며
“설 연휴 전 국민투표법 개정 시한…여야 설득할 것”
촉박한 시한 속 여야 합의·당내 갈등이 최대 변수

기사승인 2026-02-05 17:45:23
우원식 국회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기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 추진을 공식 제안했다. 설 연휴 전을 법 개정 시한으로 제시한 가운데, 여야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우 의장은 5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잔여 임기 4개월 동안 ‘개헌 문제의 꼭지를 열 수 있을까’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며 “설 전후를 지방선거 동시 투표를 위한 개정 시한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여야를 설득해볼 작정”이라고 밝혔다.

우 의장은 개헌에 대한 구상도 함께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의 방벽을 높이기 위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새겨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전통 위에 서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헌법 77조를 개정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권뿐 아니라 승인권을 명문화함으로써 합법적인 계엄은 국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불법적인 계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방선거라는 계기가 있기 때문에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전국적인 요구가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대 변화를 반영하는 내용을 담을 수 있는 것”이라며 “저출산·고령화 문제, 인공지능(AI) 활성화, 기후위기 대응처럼 이견이 크지 않은 사안부터 합의 가능한 만큼 개헌을 추진하면 된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혜진 기자

우 의장이 개헌을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우 의장은 지난해 4월6일 ‘대선·개헌 동시 투표’를 제안했으나 반대 여론이 확산되면서 사흘 만에 이를 공식 철회한 바 있다. 이후 같은 해 7월 제헌절 경축사에서 “개헌은 헌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라며 6·3 지방선거와 국민투표를 목표로 개헌을 추진하자고 다시 한 번 제안했다.

개헌을 위해서는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한 뒤 20일 이상 공고해야 하고, 이후 국회 표결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후 국민투표에서 유권자 과반 투표와 투표자 과반 찬성을 얻어야 개헌안이 최종 확정된다.

하지만 현행 국민투표법은 재외국민 투표를 제한하고 있다는 이유로 2014년 헌법재판소로부터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아 개정이 필요한 상태다. 이로 인해 국민투표법 개정 없이는 개헌 절차 자체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와 관련해 우 의장은 국민투표법 개정에 대한 여야와 대통령실 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대통령 신임 정무수석과 여당 원내대표가 모두 지방선거 원포인트 개헌을 언급했고, 조국혁신당도 동의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뜻도 분명했다”고 말했다.

우 의장이 ‘대통령의 뜻’을 언급한 것은 개헌 논의가 개인적 구상이 아니라 정치권 전반의 공통된 인식 위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우 의장은 지난해 4월 개헌을 제안하면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개헌 일정과 방식에 대해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쳤고,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뒤 기자회견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특히 국민의힘의 태도 변화에 주목했다. 우 의장은 “개헌 얘기할 때마다 국민의힘이란 큰 벽에 부딪혔는데, 장동혁 대표가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얘기를 해서 깜짝 놀라고 귀가 번쩍했다”며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개헌을 하더라도 국민투표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쟁을 최소화하기 위한 개헌 논의의 시점도 제시했다. 우 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이 끝나면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것”이라며 “그런 조건이 형성되면 개헌특위 구성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투표법이 통과된다면 개헌특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개헌 논의의 선결 과제로 꼽혀온 국민투표법 개정에 대해 여야와 대통령실 모두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출발선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설 연휴 전이라는 촉박한 시한과 각 당의 내부 정치 상황은 변수로 남아 있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둘러싼 내홍을 겪고 있고, 국민의힘 역시 ‘장동혁 체제’를 둘러싼 계파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투표법 개정 논의가 당내 현안에 밀려 공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범여권을 중심으로 공감대가 먼저 형성된 만큼, 민주당이 찬성하고 국민의힘이 반대할 경우 국회의장 직권으로 법안을 상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야가 법안에 합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법안 상정을 하지 않는 게 중립인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국민의 편이고 민주주의와 헌법 준수의 편인가 하는 가치에 맞춰 필요한 법안은 상정할 수 있다”며 “이를 편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