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영양제 챙겨먹기’는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영양제와 건기식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를 둘러싼 유통 채널과 소비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꼼꼼한 소비자들의 등장과 함께 변화하는 영양제 시장의 모습과 그에 따른 부작용, 슬기로운 영양제 복용 전략을 짚어보고자 한다. 총 다섯 편에 걸쳐 영양제 소비의 현재와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
30대 후반 직장인 A씨는 새해 목표로 건강 관리를 다짐했다. SNS에서 유명한 건강 정보 채널을 구독했고, 자신의 몸 상태를 인공지능(AI)에 입력해 꼽힌 영양제를 복용했다. 영양제는 AI와 SNS 속 의사가 추천한 제품이었다.
하지만 운동까지 병행했는데도 3개월 뒤 건강검진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간 수치와 요산 수치는 오히려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후 건강검진 결과를 들고 다시 병원을 찾은 A씨에게 담당 의사는 영양제 복용을 중단하라고 권했다. A씨의 노력이 오히려 건강에 부담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는 A씨만의 일이 아니다. SNS와 뉴스 등 다양한 채널에서 쏟아지는 건강 정보 속에서 환자들은 몸에 이상을 느낄 때마다 무엇을 찾아 먹어야 할지부터 고민한다. 병원을 찾기보다 영양제나 증상에 좋다는 식품을 먼저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치료 시기를 놓치고 병을 키운 뒤에야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많은 건강 정보 속에서 환자들이 잘못된 영양제 복용 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개인의 신체적 특성과 불편, 증상의 정도에 따라 접근 방법은 달라진다. SNS 등에선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평면적 정보를 제공해 잘못된 선택이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과 전문의인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기 전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치료제처럼 영양제를 복용하다 병을 키워 내원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치료 시기를 놓쳐 오히려 치료가 더 어려워진 환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검사 등을 통해 확인한 환자의 신체 정보를 토대로 의료진이 권하는 영양제만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개인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영양제 복용은 간 수치 상승이나 복용 중인 약물과의 상호작용 등을 일으켜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건강 관리를 위해 영양제를 복용하려면 의사나 약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영양제마다 특성이 다르고 개인별 생활 습관과 건강 상태가 다른 만큼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체적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노수진 대한약사회 홍보이사는 “TV부터 SNS까지 몸에 좋다는 영양분 정보가 너무 많다”며 “어디서나 무엇을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말은 넘쳐나지만, 정작 개인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무엇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환자의 체형과 식습관, 생활 습관, 과거 병력, 가족력 등 여러 정보를 종합적으로 파악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필요한 영양제를 추천받을 수 있다”며 “AI를 활용해 영양제를 선택하는 일부의 경우 정작 필요한 성분은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건강 문제로 이어지기도 하는 만큼 제대로 된 전문가 상담을 갖길 권한다”고 전했다.
생활에 불편함이 느껴지는 증상이 나타날 땐 인터넷 검색보다는 가까운 병원이나 약국을 먼저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일부 증상만으로는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워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같은 질환이라도 사람마다 증상이 다를 수 있다”며 “증상 일부만을 인터넷에 입력해 스스로 해법을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노 이사도 “어깨 결림 같은 불편함이 생기면 혈액순환 영양제를 찾기에 앞서 근처 병원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불편이 느껴진다면 단골 병원과 약국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건강 정보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영양제를 슬기롭게 복용하려면 ‘다다익선’이 아닌 절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소한의 범위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제 1~2종을 선택해 복용하는 것이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내과의사로서 환자들에게 균형 잡힌 식단을 우선 권한다”며 “피곤하거나 불편함이 느껴진다고 해서 곧바로 영양제를 찾는 일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노 이사는 “영양제를 복용하더라도 실제로 필요한 용량에 미치지 못하거나, 중복된 성분을 섭취해 영양 불균형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며 “전문가의 조언을 토대로 영양제 1~2종만 선택해 필요한 만큼 적절히 복용하면서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