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차례와 제사를 혼동하는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10일 수년간 소장 자료 68만여 점을 토대로 바람직한 제례문화를 연구해온 결과, 차례는 제사가 아닌 ‘예(禮)’의 성격을 지닌 의식이라며 미래지향적인 차례문화 모델을 제시했다.
차례는 제사가 아니라 예를 올리는 의식
일상에서는 차례와 제사를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설에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는 표현처럼 용어 사용부터 혼란이 이어지면서 차례상과 제사상이 구별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 선비들은 차례를 제사가 아닌 예로 인식했다. 안동 광산김씨 계암 김령이 남긴 계암일록에는 정월 초하루 차례를 천례(薦禮), 헌례(獻禮), 작례(酌禮) 등으로 기록하며 술과 음식을 올리는 예로 설명하고 있다. 주자가례에서도 차례는 제례편이 아닌 일상의 예에 포함돼 정초 사당 참배의 한 형태로 서술돼 있다.
제사와 차례의 가장 큰 차이는 시간과 의미다. 기제사는 조상이 돌아가신 날 밤에 지내며 혼령을 모셔와 음식을 대접하는 의식이다. 반면 차례는 해가 바뀌었음을 알리는 예로, 모든 조상을 대상으로 하기에 혼령을 모시는 절차가 없다. 이 때문에 밤이 아닌 아침에 지내는 것이 원칙이다.
차례상, ‘의례용 음식’은 줄이고 ‘함께 먹는 명절 밥상’으로
차례상 역시 간소함이 본래의 취지다. ‘주자가례’의 차례상에는 술과 차, 제철 과일 정도만 올리도록 돼 있으며 과일의 종류나 수에도 엄격한 규정이 없다.
안동 의성김씨 서산 김흥락이 남긴 ‘가제의(家祭儀)’나 퇴계종가의 차례상 사례 역시 오늘날의 성대한 상차림과 비교하면 간결한 구성이 특징이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설차례는 조상에게 새해 안부를 전하는 인사”라며 “제사음식으로 가득 채운 차례상은 예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의례용 제물은 줄이고, 가족이 함께 먹는 명절 밥상 중심으로 차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대추·밤·탕·포 같은 제사 제물은 생략하고 떡국 등 명절 음식으로 대신해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