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한 번에 韓자산 투자’…플룸 CEO “자산 토큰화로 해외 자금 유입 가능”

‘클릭 한 번에 韓자산 투자’…플룸 CEO “자산 토큰화로 해외 자금 유입 가능”

플룸, RWA 특화 플랫폼
당국 규제 내에서 사업 가능 방법 모색 中
국내 기업들과의 다양한 협업 진행

기사승인 2026-02-12 14:55:33


크리스 인 플룸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방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에 대한 설명과 향후 STO 시장에 대한 전망을 발표했다. 임성영 기자.

“전세계에서 한국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플룸 인프라를 활용하면 한국의 다양한 금융자산과 지식재산권(IP)까지 토큰화해 전세계 투자자에게 판매할 수 있습니다.”


12일 크리스 인 플룸 최고경영자(CEO)는 서울 여의도에서 방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국채와 기업 채권은 물론 K‑콘텐츠 저작권까지 온체인에서 투자 가능한 상품으로 바꾸면, 전세계 투자자의 자금이 한국 자산으로 유입되는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다”며 “플룸 인프라가 국내 금융회사·핀테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즉, 한국을 글로벌 실물자산 토큰화(RWA) 시장의 핵심 허브 중 하나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플룸은 2024년 설립된 실물자산(RWA) 금융에 특화된 블록체인이다. RWA는 채권·주식은 물론 위스키·운동화까지 실물자산을 온체인에서 쪼개 블록체인 토큰 형태로 발행한 것을 말한다. 이 토큰 형태의 자산을 사고팔 수 있는 인프라가 플룸이다. 인 CEO는 “플룸은 유통사가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이라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면서 “플룸 인프라를 통해 클릭 한번으로 전세계에 있는 어떤 자산이든 내가 원하는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자산을 블록체인으로 옮기는 이유로는 △정산 속도 단축 △글로벌 자본 접근성 확대 △거래비용 절감 △투자 가능한 국가와 자산 다변화를 통한 수익기회 확대를 꼽았다. 설명에 따르면 온체인 RWA 시장은 2024~2025년 사이 약 50억달러(우리돈 약 7조원)에서 200억달러(28조8000억원)수준으로 급팽창했다. 미국 단기국채·사모채권 같은 기관용 상품이 토큰화되면서, 온체인에서 운용되는 사모채권 규모는 1억달러(1440억달러)대에서 30억달러(4조3000억)대로 30배 이상 불어났다는 설명이다. 인 CEO는 “세계 투자자들은 더 이상 한 나라 자산에만 머물지 않는다”며 “베네수엘라나 터키 등 통화 가치 불안 국가 투자자들이 미국 단기국채 등 안전자산 토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최근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인 CEO는 이 흐름을 “과거 인터넷이 정보 유통 방식을 바꿨다면, RWA는 자산 유통 방식을 바꾸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에는 ‘억 단위’로 얘기하던 시장이 온체인화가 진행되면 ‘조 단위’로 커질 수 있다”며 “각국 정부와 시티, 골드만삭스, 비자 등 글로벌 금융기관이 토큰화에 주목하는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플룸의 강점으로는 ‘규모’와 ‘이용자 수’를 함께 제시했다. 플룸은 현재 전세계 28만명 이상 RWA 홀더를 보유한 네트워크로, 온체인 RWA 보유 규모는 6억4500만달러(약 1조원)에 달한다. 전세계 RWA 홀더 84만여명 가운데 약 3분의 1이 플룸을 통해 토큰화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인 CEO는 “일부 온체인 RWA 펀드는 수십억달러가 들어가 있지만 실제 투자자는 수십 명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며 “우리는 기술 발전 방향을 정하는 건 결국 최종 사용자라고 보고 많은 개인, 소액 투자자가 참여하는 구조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국 시장의 기회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많은 혁신적인 금융기관이 토큰화를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점 △크립토 커뮤니티가 세계에서 손꼽힐 만큼 활발하다는 점 △토큰증권(STO)·RWA 관련 규제 환경이 빠르게 정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 CEO는 “플룸 RWA 투자자 중 한국 이용자 비중이 가장 크다”며 “KRW1을 통해 한국 투자자와 기관이 원화로 글로벌 RWA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도 말했다.

플룸은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비덱스(BIDEX)와 손잡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1’을 론칭했다. 미국 달러가 아닌 원화를 최초의 비(非)달러 결제통화로 선택한 것도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 인 CEO는 “한국이 더 빨리 성장하고 더 많은 자산을 세계에 공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라며 “규제가 없는 영역에서도 비덱스와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처럼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규제·소유권 이슈에 대한 설명도 뒤따랐다. 그는 각국마다 법적인 규제 등이 달라 소유권 문제가 복잡할 것 같다는 질문에 “소유권은 직접 소유와 간접·무허가 소유가 있다”고 말했다. 직접 소유 방식은 자산의 법적 소유권까지 이전하는 구조로, 각국의 규제를 정면으로 준수해야 한다. 간접·무허가 소유는 경제적 이익만 취하기 때문에 법적 규제에선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인 CEO는 “실제 투자자 상당수는 소유권 자체보다 수익에 관심이 많다”며 “플룸은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지원하고, 소유권 이전이 필요한 경우에는 미국·아부다비·싱가포르 등에서 확보한 라이선스를 활용해 규제 이슈를 해소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가상자산 사고 등을 거론하며 보안·책임 범위를 묻는 질문에는 “인터넷이 개방되면서 상상하지 못한 서비스가 나오는 동시에 악의적 이용도 발생했다”며 “플룸 역시 이를 대비해 악의적 활동을 걸러내는 다양한 기술적인 방법을 개발하고 적용하고 있지만, 궁극적인 책임은 이용자에게 있는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발행사가 아니라 인프라를 제공하는 역할에 가깝다”며 “소비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 수립과 교육·보안 도구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 CEO는 규제당국과의 관계를 두고 “플룸은 규제를 피하려는 대신 규제당국과 함께 소비자 보호 기준을 이해하고 기술을 설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한국 당국에도 크립토·토큰 자산 구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제도권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길을 함께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워싱턴 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과 만나 RWA·디지털자산 시장 현황을 설명한 경험도 언급하며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