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100일 앞두고 서울시장 선거 구도가 본격화하고 있다. 현역 오세훈 서울시장의 5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다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며 경선 경쟁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후보만 최소 9명으로, 경선 단계부터 치열한 다자 구도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수성’ 오세훈 vs ‘추격’ 정원오…가상 본선 구도
4선 현역인 오세훈 시장은 2006년 민선 4기(제33대)를 시작으로 제34·38·39대에 걸쳐 시장직을 수행 중이다. 공식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지난 1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을 지키겠다”고 밝히며 3연임 도전 의지를 시사했다. 헌정사상 첫 5선 광역단체장에 도전하는 셈이다.
오 시장은 ‘동행·매력 특별시’를 시정 기조로 내세우고 있다. 강남·북 균형 개발과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주도 주택 공급이 핵심이다. 4선 시장의 행정 경험과 현역 프리미엄은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당 지도부와의 노선 차이, 당내 기반 문제는 변수다. 그는 탈당 가능성에 대해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여론조사상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정 구청장은 2014년부터 민선 6·7·8기 성동구청장을 지낸 서울 유일의 3선 구청장이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일 잘하는 구청장’이라는 공개 평가를 받으며 존재감을 키웠다.
정 구청장은 출마 선언에서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개편, 마포 소각장 입지 결정,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 등을 두고 오 시장과 공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시내버스 공영화 제안에 대해 오 시장이 “7000대가 넘는 서울 전체 버스를 공영제로 하자는 것은 즉흥적 제안으로 보인다”고 반박하면서 두 사람의 정책 대결이 전면화됐다. 구 단위 행정 경험을 서울시 전체로 확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민주당 경선 경쟁…친명계 중진·재선·비명계까지
민주당 내 경쟁도 복잡하다. 정 구청장을 포함해 다수 후보가 경선에 나설 전망이다.
원내대표를 지낸 박홍근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공공주택 확대와 마을버스 준공영화, 강남·비강남권 교통 격차 해소 등을 제시했다.
김영배 의원은 ‘시간 평등 특별시’를 내세우며 마을버스 공영화와 ‘10분 역세권’ 구축을 공약했다. 지난달에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만나 지하철 탑승 시위 유보를 설득하기도 했다.
박주민 의원은 ‘기본·기회 특별시’를 강조하며 SH를 주택 공급·관리 전담 기관으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4선 서영교 의원은 ‘생활 안심 서울’을 기치로 약 30만가구 주택 공급과 인허가 12개월 체계 구축을 공약했다. 그는 ‘구하라법’, ‘태완이법’ 등 주요 입법을 주도한 이력을 강조하고 있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서울형 기본사회’를 내세우며 청소년 무상 통학, 어르신 무상 교통 확대 등을 제시했다. 특히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해체 후 ‘서울 돔’ 건립 구상은 대표적 쟁점이다. 전 전 위원장은 DDP를 “상권을 단절시킨 전시성 행정”이라고 비판했지만, 서울시는 지역 상권과 문화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고 반박하고 있다.
재선 의원 출신 박용진 전 의원은 공식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정책 준비에 착수했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선거 관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히며, 이른바 ‘비명횡사’ 프레임이 비전 경쟁을 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수 진영 변수…윤희숙 출사표
국민의힘에서는 윤희숙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윤 전 의원은 경제학자 출신으로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지난 1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은 젊은 경제 시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내 갈등에 대해서는 “누군가는 소를 키우고 농사를 지어야 한다”며 정책 경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힘 경선이 당심 50%, 민심 50% 비율로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원과 일반 유권자 모두를 설득해야 하는 구조다.
국민의힘에서는 윤 전 의원 외에도 추가 후보군이 거론된다. 재선 의원 출신 나경원 의원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 등도 잠재 주자로 언론에서 이름이 오르내린다. 다만 이들 인사는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다. 현역인 오 시장의 재도전 의사가 분명한 만큼, 당내 경선 구도가 어떻게 형성될지는 지켜봐야 할 변수다.
이번 선거는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운 수성이냐, 교체 요구에 따른 변화냐가 관건이다. 민주당 경선 구도와 단일화 여부, 국민의힘 내부 경쟁, 강북 개발과 주거 공급, DDP 해체론 등 주요 정책 이슈가 향후 100일 동안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