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는 최근 지역 내 두 성폭력 상담 기관의 통합을 중재하고, 정부 및 지자체의 정식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구조 개편에 나섰다. 이에 따라 사단법인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와 진주성폭력상담소는 지난해 12월 19일 운영 주체와 기관명을 단일화하고 행정적·물리적 통합을 추진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진주시는 인구 34만 명의 서부경남 중심 도시이자 교육·문화 거점 도시다. 그러나 그간 성폭력 피해자 지원시설에 대한 지자체 운영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도내에서 드물게 공적 예산 지원이 없는 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두 상담소는 지난 5년간 정부와 지자체의 운영 보조금 없이 민간 후원과 활동가들의 헌신에 의존해 운영돼 왔다. 이는 같은 경남권인 산청군이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성폭력피해상담소를 설치하고 전액 군비를 투입해 운영 중인 것과 대비된다.
성폭력피해상담소는 단순 상담 창구를 넘어 피해자의 회복 전 과정을 지원하는 지역사회 안전망의 핵심 기관이다. 피해 발생 초기 전문 심리상담과 정서적 지지를 통해 외상 후 스트레스(PTSD) 치유를 돕고, 의료기관 연계 및 증거 확보 지원을 수행한다. 이후 수사·재판 과정에서 법률 지원과 동행 서비스를 제공하며, 2차 피해 방지와 보호 조치 안내 등 실질적인 보호 기능도 수행하고 있으며, 아울러 성인지 교육과 예방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성문화 개선에도 기여하는 등 '성폭력 대응 종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통합 합의는 오랜 갈등을 풀어낸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시민사회는 시의 적극적인 소통 노력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정상화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운영 보조금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허한영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 이사는 "지난 5년은 활동가들의 소명 의식만으로 버텨온 시간이었다"며 "예산 지원 없이 민간의 선의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피해자 지원의 연속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현실화된다면 인건비와 운영비 걱정 없이 전문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다"며 "특히 현재 진주시에는 장애인 성폭력 피해를 전담하는 상담소가 없는 만큼, 통합과 예산 지원이 이뤄질 경우 장애인 인권 보호까지 아우르는 촘촘한 안전망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여성친화도시를 표방해 온 진주시가 5년간 이어진 민간의 부담을 덜고, 성폭력 피해자 보호 체계를 정상화함으로써 시민 안전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