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추락하나”...끝없는 비트코인 폭락, 실물자산 리스크 전이 ‘우려’

“어디까지 추락하나”...끝없는 비트코인 폭락, 실물자산 리스크 전이 ‘우려’

기사승인 2026-02-19 18:15:24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연초 이후 폭락장을 이어가면서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장기 침체기)에 진입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통상 디지털 금으로 인식되던 흐름에서 오히려 위험요소가 가중됐다는 평가다. 이같은 하락세가 가속화될 경우 가상자산뿐 아닌 실물자산까지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17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1.56% 떨어진 6만681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코인마켓캡 집계 기준으로 지난해 10월7일 사상 최고가인 12만6198달러 대비 47% 급락한 수준이다. 올해 1월초 확인된 8만7500달러선과 비교해도 23.64% 하락했다.

대표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들도 비트코인 하락세에 덩달아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 가격은 1967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56% 떨어졌다. 엑스알피(리플)과 솔라나도 각각 4.75%, 3.02% 급락한 1.40달러, 81.70달러로 확인됐다. 이들 알트코인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33.70%(이더리움), -23.90%(엑스알피), -34.36%(솔라나) 등이다.

투자심리마저 극도로 저하되는 모양새다. 코인마켓캡이 제공하는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지수는 이날 기준 11로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인물인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가상자산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됐던 지난 2일 기록된 지수(15) 대비 더욱 얼어붙은 셈이다. 공포 및 탐욕지수 수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의미한다. 반대로 100에 근접할 경우 극단적 탐욕을 뜻한다.

이같은 가상자산시장 하락세는 대장주인 비트코인 부진을 매수 기회로 보고 레버리지를 동원해 비트코인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청산을 당하면서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자산 순유출 증가세도 배경 중 하나로 분석된다. 코인마켓캡은 관련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자산이 한 달 전 1250억4000만달러에서 940억1000만달러로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수급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지난 2024년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2025년 중반까지 관련 ETF를 통해 대규모 자급이 유입됐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 가격 또한 역사적 고점을 수시로 넘어섰으나, 지난해 11월부터 ETF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월가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5만달러 중반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마이클 맥글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수석 상품 전략가는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붕괴는 다음 경기침체를 예고할 것”이라며 5만6000달러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맥글론은 “지난 13일 기준 비트코인 시세를 10으로 나눈 값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과 거의 같은 수준”이라며 “변동성이 크고 베타에 의존하는 비트코인이 이 수준 위에 머무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부연했다.

투자업계는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 이하로 하락할 경우 디지털 자산 시장을 넘어 실물자산 가격에도 평가손실이 전이될 것으로 내다본다.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이자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유명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비트코인 하락세가 가속화될 경우 토큰화 시장 매수자 부재로 실물자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마이클 버리가 제시한 비트코인 하락 시나리오를 살펴보면, 단순한 가격 전망보다 특정 가격 레벨을 기점으로 리스크 성격 변화를 구조적으로 진단했다. 우선 비트코인 가격이 5만달러 이하로 떨어질 시 발생하는 불확실성 요인은 개별 기업 재무구조를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표적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채굴업체는 하락장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와 부채 상환 부담 가중으로 파산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산 매수자 부재 현상까지 이어질 경우 가상자산 시장을 넘어 실물자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단기 반등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친(親) 가상자산정책에 기반한 디지털자산 3법 중 하나인 클래리티 법안 통과가 호재로 꼽힌다. 클래리티법안은 미국 내 가상자산 규제 관할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법안으로  가상자산의 증권과 상품 여부를 명확히 구분하는 게 골자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규제 체계 내에서 운영될 수 있는 인프라와 비증권성 가상자산이 수혜받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가상자산 관련 법안 통과가 확인될 시 상승장이 연출한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요인 중 하나다. 앞서 지난해 7월 지니어스(GENIUS) 법안 통과 전후로 비트코인 가격은 12만달러를 넘어서는 등 신고가 경신 랠리를 펼친 바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클래리티 법안이 진척을 보인다면,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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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