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횡천면 이장 직권 교체…"법과 원칙"vs"과도한 조치" 논란

하동군, 횡천면 이장 직권 교체…"법과 원칙"vs"과도한 조치" 논란

기사승인 2026-02-20 15:46:06 업데이트 2026-02-20 23:32:59
경남 하동군이 횡천면 이장 직권 교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가운데 지역사회에서 "법과 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평가와 "과도한 행정권 행사"라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하동군은 최근 횡천면 한 마을 이장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직권 교체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해당 이장은 특정 군수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운동을 했다는 제보가 지속적으로 접수됐으며, 지난 1월 5일 주민들에게 특정 후보의 선거 슬로건이 포함된 밴드 가입을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하동군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1월 19일 처리 결과를 통보했다. 형사 처벌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군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는 점에서 행정적 조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군은 해당 이장의 배우자가 자녀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기초생활보장급여 552만 원을 부정 수급하도록 도운 사실이 확인돼 환수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군은 이 사안 역시 이장의 품위 유지 및 공적 책임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횡천면장은 외부 법률 자문을 거쳐 직권 교체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마을 개발위원회 협의와 의견 제출 요청 등 절차를 진행한 뒤 하동군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에 따라 교체를 통보했다.

군은 2월 2일 횡천면 군정보고회에서 군수가 전 이장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관련 경위를 설명하고 법과 원칙에 따른 조치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일방적 결정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과 지역 인사들은 이번 조치가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선관위 판단에서 형사 처벌이 내려지지 않았음에도 직권 교체까지 이어진 것은 과도한 행정 조치라는 주장이다. 또 배우자의 부정수급 문제를 이장 직무 수행과 직접 연결하는 것은 책임 범위를 확대 해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 개발위원회 협의가 실질적인 의견 수렴이었는지, 교체 결정이 이미 내려진 상태에서 형식적 절차만 진행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면서도 결과적으로 특정 시점에 맞물린 인사 조치가 또 다른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는 반응도 있다.

반면 군은 "이장은 주민과 행정을 연결하는 공적 지위로, 공직선거법 제60조에 따라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에 해당하며 정치적 중립 의무가 엄격히 요구된다"며 "직위를 이용한 선거 개입 행위를 엄정히 처리하지 않으면 향후 유사 사례에 대한 기준이 무너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군은 공직선거법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 시 직권 교체 요건을 명문화하는 방향으로 하동군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면장 인사 발령과 관련해서도 군은 면장과 부면장이 모두 60일 병가를 사용 중이었고 장기 공백 우려가 있어 긴급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연쇄적인 인사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번 횡천면 이장 교체를 둘러싼 논란은 지방행정에서 정치적 중립 의무의 범위와 행정권 행사 기준을 어디까지 엄격히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지역사회의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
강연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