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가던 곳 말고, 더 오래 머무는 여행”…에어비앤비, 지역관광 해법 찾는다 [현장+]

“늘 가던 곳 말고, 더 오래 머무는 여행”…에어비앤비, 지역관광 해법 찾는다 [현장+]

숙박 병목이 지역 체류 막아
획일화된 국내여행 구조 지적

기사승인 2026-03-05 17:35:55
에어비앤비 코리아 서가연 컨트리매니저가 5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대한민국 방방곡곡: 지역에 머물게 하는 공간·콘텐츠·사람’ 비전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심하연 기자

“한국 사람들은 늘 가는 곳에 가서 먹고, 호텔에서 머무는 여행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 코리아 서가연 컨트리매니저는 5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대한민국 방방곡곡: 지역에 머물게 하는 공간·콘텐츠·사람’ 비전포럼에서 국내 지역 여행 구조의 한계를 이렇게 진단했다.

에어비앤비가 국내 여행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지역 여행은 목적, 숙박, 방문 지역 모두에서 편중된 양상을 보였다. 여행 목적은 ‘미식 여행’이 약 60%로 가장 높았고 숙박 형태는 호텔·리조트 이용이 약 70%로 나타났다. 반면 펜션이나 모텔, 공유숙박 이용은 20~30% 수준에 그쳤다.

방문 지역 역시 강원도·부산·제주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됐다. 울산과 세종의 방문 경험은 약 2% 수준에 불과했다. 서 매니저는 “늘 가는 곳에 계속 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예외도 있었다. 대전은 대부분 연령대에서 관광지 선호도가 낮지만 20대에서는 부산·강원·제주 다음으로 인기 지역으로 나타났다. 서 매니저는 이를 ‘성심당 빵지순례’ 등 콘텐츠 영향으로 분석하며 “특정 지역을 반드시 방문하게 만드는 ‘앵커 콘텐츠’가 관광 수요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숙박 병목이 지역 체류 가로막아

특히 숙박 문제가 지역 여행의 핵심 장벽으로 지목됐다. 여행 계획에서 숙박시설이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약 90%에 달했지만 응답자의 92% 이상이 숙소 예약이 어렵다고 답했다. 시설 대비 높은 가격, 성수기 객실 부족, 가족·단체 숙소 부족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로 인해 여행객들은 비싼 숙소를 예약하거나 원하는 지역보다 먼 곳에 숙박하거나, 아예 숙박을 포기하고 당일치기 여행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 매니저는 “숙박 병목 현상이 지역 체류 기회를 줄이고 지역 소비도 함께 축소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로컬 콘텐츠 부족도 문제

로컬 콘텐츠 부족 역시 지역 관광의 한계로 지적됐다. 조사에서 미식 여행이 60%를 차지한 반면 체험 프로그램이나 지역 콘텐츠를 목적으로 여행한다는 응답은 8% 미만에 그쳤다. 하지만 지역 여행을 망설이는 이유로 ‘볼거리와 체험 콘텐츠 부족’이 상위권에 올랐고 지역 관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는 가격 다음으로 ‘지역 특색 콘텐츠 개발’이 꼽혔다. 서 매니저는 “로컬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기대를 충족할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이러한 문제의 대안으로 공유숙박을 제시한다. 공유숙박 이용자들은 선택 이유로 ‘합리적인 가격’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가족이나 일행이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 구성이 장점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인의 공유숙박 이용은 해외에서 국내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공유숙박을 해외와 국내 모두 이용해 본 사람 가운데 10명 중 8명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선택지가 더 많다고 답했다.

서 매니저는 “문제는 수요가 아니라 공급”이라며 “해외처럼 다양한 공유숙박 선택지가 제공된다면 93%가 이용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10명 중 7명 이상은 국내 여행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빈집 활용도 지역 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됐다. 빈집이나 노후 주택을 리모델링한 숙소가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고 실제 이용 의향도 높게 나타났다.

에어비앤비 아시아태평양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샤론 챈(Sharon Chan)은 농촌 관광이 이미 글로벌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에어비앤비가 아시아태평양 성인 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행객 10명 중 약 9명이 지난 1년간 대도시 외 지역을 여행한 경험이 있었고 90%는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챈 디렉터는 “숙박은 농촌 관광을 지원하는 요소가 아니라 관광이 발생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대한민국 방방곡곡’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숙소와 체험 발굴, 참여형 여행 캠페인, 빈집 활용 모델 등을 추진해 체류형 관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