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KAIST, CO₂ 전환 촉매 성능 저하 원인 규명

[쿠키과학] KAIST, CO₂ 전환 촉매 성능 저하 원인 규명

구리 촉매 재구성 메커니즘 규명, ‘자가 재생 촉매’ 전략 제시
별도 장치 없이 전해질 조절만으로 구현
에틸렌·에탄올 등 C₂ 화합물 생산 효율 향상 기대

기사승인 2026-03-11 10:36:42
구리 촉매에서 발생하는 두 가지 표면 재구성 경로를 비교한 모식도. 산화–환원 기반 재구성의 경우 초기 선택도 향상 이후 내구성이 저하되는 반면, 용출–재증착 기반 재구성은 반응 중에도 C₂ 선택적인 활성점이 지속적으로 재생되어 장시간 구동 시 선택도와 내구성이 동시에 향상됐다. KAIST

KAIST가 이산화탄소를 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촉매 성능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정동영 교수팀은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학물질로 바꾸는 전기화학 반응에서 촉매 성능이 떨어지는 원인을 규명하고, 반응 과정에서 스스로 활성을 유지하는 ‘자가재생 촉매 설계 전략’을 개발했다.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은 공장과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에틸렌이나 에탄올 같은 화학 원료로 바꿀 수 있어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반응이 진행될수록 촉매 표면 구조가 변하면서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상용화를 가로막고 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널리 사용되는 구리 촉매의 표면 변화 과정에 주목했다. 

연구결과 구리 촉매는 반응 중 표면 구조가 바뀌는 재구성 현상을 겪으며, 이 방식에 따라 촉매의 성능과 수명이 크게 달라졌다.

연구팀은 촉매 표면 변화가 두 가지 경로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나는 촉매 표면에 산화물이 형성됐다가 다시 환원되는 방식으로, 초기 반응 활성은 높지만 시간이 지나면 성능이 떨어졌다.

반면 촉매 금속이 전해질로 일부 녹아 나온 뒤 다시 촉매 표면에 붙는 과정이 반복되는 경우는 새로운 반응 활성점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는 반응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촉매의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활용해 전해질에 극미량의 구리 이온을 추가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촉매 표면에서 금속이 녹았다가 다시 붙는 과정이 균형을 이루며 반복되고, 그 결과 새로운 활성점이 계속 생성돼 촉매 활성이 유지된다.

특히 이 방식은 별도의 장치나 복잡한 공정 없이 전해질 조절만으로 구현할 수 있어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도 에틸렌과 에탄올 등 고부가가치 C₂ 화합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촉매를 단순히 제작하는 수준을 넘어 반응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촉매 상태를 유지하도록 설계하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해 큰 의미를 갖는다.

정 교수는 “지금까지는 촉매 성능이 떨어지면 새로운 촉매를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자가 재생 촉매 전략이 적용되면 에틸렌 등 고부가 화학물질 생산 효율을 높이고 탄소자원화 기술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김한주 박사과정과 안홍민 석박사통합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수행했고, 연구결과는 지난달 5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ACS)’에 게재됐다.
(※논문명: Dynamic Interface Engineering via Mechanistic Understanding of Copper Reconstruction in Electrochemical CO2 Reduction Reaction, DOI: 10.1021/jacs.5c16244)

(왼쪽부터)정동영 교수, 안홍민 김한주 박사과정. KAIST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