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포도당 하나로 두 가지 화학소재 생산'… 화학연, '저탄소 촉매 공정' 개발

[쿠키과학] '포도당 하나로 두 가지 화학소재 생산'… 화학연, '저탄소 촉매 공정' 개발

글루콘산·소르비톨 동시 생산, 외부 수소공급 필요 없어
백금·주석 이종금속 촉매로 탈수소·수소화반응 균형
소르비톨 98.5% 고순도 정제, 염기 90% 이상 재사용
포도당 농도 36% 조건서 하루 1ℓ당 1.5kg 생산성 검증

기사승인 2026-03-15 12:00:10
불균등화 반응 활용 글루콘산 및 소르비톨 제조용 신규 친환경 포도당 전환 공정 기술.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이 포도당만으로 두 가지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을 동시에 만드는 혁신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외부 수소 공급이나 고압설비 없이도 상온에서 반응이 진행돼 화학산업 탄소배출과 공정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학연 화학공정연구본부 황영규 책임연구원, 오경렬 ·김지훈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포도당으로부터 세제와 의약품 원료인 글루콘산과 감미료·화장품 원료인 소르비톨을 동시에 생산하는 ‘순환형 저탄소 촉매 공정’을 개발했다.

글루콘산과 소르비톨은 식품·의약·화장품 산업에서 널리 쓰는 화학소재로, 세계적으로 연간 수백만 톤 규모 시장을 형성한다.

그러나 기존 생산방식은 두 물질을 각각 다른 공정에서 따로 만들어야 했고, 소르비톨 생산에 100℃ 이상 고온과 10기압 이상 고압 수소가 필요해 에너지 비용과 탄소배출 부담이 컸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도당 분자 내부 수소를 활용하는 새로운 반응 메커니즘을 설계했다. 

이는 포도당이 산화되며 글루콘산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수소를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바로 옆 포도당 분자로 전달해 소르비톨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를 내부 수소 전달 기반 불균등화 반응으로 구현했다.

이 반응 구조에서는 원료가 산화와 환원을 동시에 겪으며 두 제품을 만든다. 

때문에 외부에서 수소가스 공급이 필요 없고 반응 자체가 에너지를 순환하며 진행되는 ‘자기 완결형 화학 공정’이 가능하다.

포도당 불균등화 반응에서의 내부 수소 전달 효율 100% 달성. 한국화학연구원

이 기술은 백금(Pt)과 주석(Sn)을 결합한 이종금속 촉매 설계가 핵심이다.

백금은 탈수소 반응을 촉진하지만 반응 속도가 너무 빠르면 수소가 가스로 빠져나간다. 

연구팀은 여기에 주석을 결합해 반응 속도를 제어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백금과 주석 비율을 3대 1로 맞추자 탈수소 반응과 수소화 반응 균형이 맞춰졌고, 이 촉매는 생성된 수소를 거의 100% 가까이 다른 포도당 분자에 전달했다.

실제 포도당 100분자를 넣으면 글루콘산 50분자와 소르비톨 50분자가 동시에 생성되며 부산물이 거의 없는 고효율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연구팀은 포도당 농도 36% 조건에서 안정적 반응으로 하루 1리터당 1.5kg 이상 생산성을 검증하며 기존 고온·고압 공정과 경쟁력을 확인했다.

반응 이후 제품 분리 과정에서도 전기장을 이용해 용액 속 이온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소르비톨을 98.5% 이상 고순도로 정제하고, 반응에 사용한 염기도 90% 이상 회수해 다시 촉매 반응에 재사용했다.

이를 통해 분리공정 전력 비용이 1kg당 약 150원 수준으로 경제성을 확보했다.

양극성 막 전기투석을 통해 얻어진 생성물의 순도 및 회수율. 한국화학연구원

또 이 기술은 포도당뿐 아니라 목재에서 얻는 자일로스 등 다양한 바이오매스 당류에도 적용할 수 있어 자일로스를 원료로 쓰면 무설탕 껌 원료인 자일리톨을 생산할 수 있다.

황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포도당 분자 내부 수소를 재활용해 두 가지 화학제품을 동시에 만드는 순환형 화학 공정 모델을 제시해 화학제품 생산 때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1월 국제학술지 ‘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 and Energy’에 게재됐다. 
(논문명: Transfer hydrogenation-driven co-production of gluconic acid and sorbitol from glucose at room temperature using bifunctional PtSn/ZrO₂ catalyst)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김지훈 선임연구원, 알리 아와드 박사후연구원, 오경열 선임연구원, 정재훈 울산대 교수, Khilola Kholmirzaeva UST학생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