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시장 경선, 비전 보다 ‘의대·네거티브’로 시끌

전남광주통합시장 경선, 비전 보다 ‘의대·네거티브’로 시끌

강기정 ‘순천의대’ 발언에 서남권 반발
민형배 측근 비리·김영록 서울 거주 공방 가열

기사승인 2026-03-19 14:16:38
강기정 예비후보의 16일 의대 관련 발언에 분노한 서부권 전남도의원과 목포시장 예비후보 및 주민 등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10여 분 전부터 행사장 입장이 막히면서, 행사를 위해 설치한 현수막 등을 철거하고 발표회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가 우여곡절 끝에 30여 분간의 발표를 진행했다. /신영삼 기자
수백조 원 규모의 투자 공약과 지역 의대 유치권을 둘러싼 후보 간 설전이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의 초대 시장 경선 판세를 뒤흔들고 있다.

18일 지역 정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통합시장 후보들은 이날부터 20일까지 권리당원 투표 방식의 예비경선을 거쳐 본경선 진출 후보 5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강기정 예비후보의 ‘의대, 대학병원 순천 설치’ 발언은 전남 서남권의 거센 반발을 촉발했다. 정치권과 목포대 총동문회, 주민들까지 발언 철회와 사과,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동부권을 끌어 안기 위한 정치적 포석이 아니겠냐는 분석과 함께 대응 가치가 없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경제 정책을 둘러싼 공방도 뜨겁다. 김영록 예비후보의 ‘500조 원 반도체 투자’ 공약에 대해 신정훈 예비후보 측은 “사실 왜곡이자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예비후보 측은 “용인 클러스터 포화에 따른 중장기 비전”이라며 반박했다. 정준호 후보는 “불려 쓰는 30조 원”을 내세워 기존 후보들의 재정 운용 방식과 선을 그으며 차별화에 주력했다.

후보 간 도덕성 검증 공방도 치열하다. 강 예비후보는 민형배 예비후보를 향해 구청장 시절 비서실장의 실형 선고를 지적하며 청렴성을 압박했다. 민 후보는 “10년 전 일을 꺼내는 네거티브”라고 일축했다. 신 예비후보 측도 김 예비후보의 ‘서울 거주 논란’을 정조준했고, 김 예비후보 측은 “도정 수행에 소홀함이 없었다”며 선거법 위반 소지를 경고했다.

현직 단체장들의 대결 속에서 신 후보와 정 후보는 정책적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18일 광주MBC에서 열린 생방송 토론회에서 신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전기요금 반값’ 정책을 제시하며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기업 유치 전략을 내놨다. 정 후보는 에너지 믹스를 통한 전력 안정화와 ‘제로 수익 시민은행’ 등 구체적 민생 대안을 제시하며 인구 소멸 대응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번 예비경선에 이어 다음달 3~5일 본경선, 12~14일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통합특별시 출범이라는 중대한 전환기를 앞두고 후보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경선 이후 ‘원팀’ 구성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의대 유치와 같은 민감한 사안이 선거 전략으로 이용되면서 전남도민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며 “통합특별시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역 간 이기주의를 조율할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선 과정에서의 감정적 골이 본선 이후 원팀 구성에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행정학계 전문가는 “수백조 원 규모의 투자 공약은 구체적인 재원 조달 계획이 없으면 유권자에게 착시 현상을 줄 수 있다”며 “정부가 제시한 20조 원의 인센티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할지에 대한 실무적 논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 소멸 위기를 해결할 실질적인 민생 공약이 장밋빛 미래에 묻히지 않도록 유권자의 냉정한 판단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영환 기자
honam0709@kukinews.com
김영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