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거둔 충신 엄흥도, 군위가 진짜 안식처”…영월엄씨 문중, 성역화 목소리

“단종 거둔 충신 엄흥도, 군위가 진짜 안식처”…영월엄씨 문중, 성역화 목소리

산성면에서 성역화 제안 행사 개최
후손 “고문서로 입증”…국가 차원 역사 정립 촉구

기사승인 2026-03-20 14:39:48 업데이트 2026-03-20 15:09:39
영월엄씨 군위군 문중 후손들이 20일 군위군 산성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충의공 엄흥도 군위군 진묘 성역화 제안 고함’ 행사를 열었다. 주최 측 제공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가 관객 1300만명을 돌파하며 단종과 엄흥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

영화는 엄흥도가 단종의 시신을 거두는 장면에서 끝을 맺지만, 이후 그의 행적과 묘소의 실체를 밝히려는 움직임이 대구시 군위군을 중심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영월엄씨 군위군 문중 후손들은 20일 오후 1시 군위군 산성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충의공 엄흥도 군위군 진묘 성역화 제안 고함’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후손 30여명을 비롯해 학계와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산성면 화본리에 있는 엄흥도의 묘가 실제 묘역임을 알리고 국가 차원의 성역화를 촉구했다.

앞서 2009년 김광순 경북대 명예교수는 논문을 통해 각종 고문서를 근거로 엄흥도의 묘가 군위군 산성면에 있다는 사실을 고찰한 바 있다.

엄흥도의 20대손인 엄근수 종손은 “충의공은 둘째 아들 엄광순과 함께 군위로 피신해 세거지를 이뤘다”며 “사후 아들과 함께 이곳에 묻혔고 후손들이 대대로 제를 지내며 묘소를 수호해 왔다”고 설명했다.

군위 충의공 엄흥도 역사 탐방도. 군위군 제공  

문중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역사적 기록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후손들은 2019년 11월, 가보로 보관해오던 1733년 병조 발행 관문서와 1464년 작성된 엄흥도의 편지, 1748년판 영월엄씨 족보 등을 국립중앙도서관에 기탁했다.

특히 영조가 내린 완문에는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엄흥도의 충의를 기려 후손들의 군역과 잡역을 면제하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 희귀 고문서들을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 전시한다.

엄근수 종손은 “어른들께서 먹을 건 못 챙겨도 족보는 꼭 챙기라고 말씀하시며 선조의 존재를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살아야 한다고 당부하셨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며 “진묘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바로 알리는 것이 후손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역사적 인물이 우리 지역에 잠들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국민에게 교훈과 귀감이 되는 역사의 현장으로 남을 수 있도록 행정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재용 기자
ganada557@hanmail.net
최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