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성 간염 환자들이 정부로부터 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국가 주도로 B‧C형 간염의 진단부터 치료까지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면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공표한 ‘2030년 B‧C형 간염 퇴치’ 목표 달성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감염성 간염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없어 방치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시스템적으로 발견부터 치료까지 전주기를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이 발의한 ‘감염성 간염 관리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감염성 간염 관리에 대한 책임성을 명문화한 것이 핵심이다. 그간 바이러스 간염 관리는 상위 법령의 부재로 질병관리청만의 사업으로만 시행되면서 정책의 연속성과 통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법안은 질병청장과 보건복지부 장관이 협의해 5년마다 감염성 간염 관리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질병청장 소속으로 ‘감염성간염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정책을 심의하도록 했다. 장 의원은 “현재의 산발적인 관리 체계로는 WHO가 제시한 목표 달성에 한계가 있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예방‧진단‧치료 정책이 하나의 컨트롤타워 안에서 일관성 있게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법안은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 예산과 건강증진기금을 활용한 의료비 지원 근거를 담고 있다. 국내 암 사망 원인 2위인 간암의 원인은 B‧C형 간염이다. 하지만 현행 건강보험 급여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 조기 치료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 의원은 “현재 간수치가 기준치보다 2배 이상 높지 않으면 건강보험 지원을 받기 어렵다”라며 “간암 환자의 64%가 건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머무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실제 C형 간염은 2~3개월간 경구 치료만으로 98% 완치 가능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환자가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병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주요국에선 C형 간염 퇴치를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C형 간염 항체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검진 대상을 만 56세로 한정하고 있어, 조기 발견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의원은 “현재 실시하고 있는 만 56세 대상 검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검사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도 비용 부담으로 2차 확진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도 많아 의료비 지원 조항을 규정했다”면서 “돈 때문에 치료의 첫발조차 떼지 못하는 이탈자를 막는 가장 직접적인 보호막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국가 재정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국가 주도의 전주기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당장의 검사비를 아끼려다 훗날 간암 치료에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행정”이라며 “조기 검진은 비용이 아닌 미래 의료비를 절감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라고 밝혔다.
또한 다문화 사회 진입에 맞춰 국내 거주 외국인의 감염병 관리까지 포함하는 촘촘한 방역망 구축을 제안했다. 장 의원은 “매년 발생하는 급성 B형 간염 환자의 약 7~9%가 외국인”이라면서 “국적과 관계없는 전주기 관리만이 공동체 전체의 건강권을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감염성 간염 관리의 예산 확보를 위해서 힘쓰겠다고도 강조했다. 질병청 자료에 따르면 바이러스 간염 퇴치 관리 예산이 2억2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감액 편성됐다. 그는 “WHO 목표에 발맞추겠다고 공언하면서, 정작 이를 뒷받침할 핵심 예산을 깎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면서 “상임위원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진단비와 치료비 지원 예산을 대폭 증액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법안 발의 후 간학회와 환자단체가 법안을 지지하는 입장문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러한 지지를 바탕으로 법안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