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네코 후미코 서거 100주기…한·일에서 재조명 움직임 확산

가네코 후미코 서거 100주기…한·일에서 재조명 움직임 확산

박열의사기념사업회, 오는 7월 23일 가네코 후미코 서거 100주기 기념행사 개최
일본, 영화 ‘가네코 후미코: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도쿄 등 주요 도시 상영

기사승인 2026-03-24 10:00:32
지난 2월 28일부터 일본 도쿄, 교토, 오사카 등 주요 도시에서 상영 중인 영화 ‘가네코 후미코: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포스터, 박열의사기념사업회 제공.

독립운동가 박열 의사의 사상적 동지이자 부인인 가네코 후미코가 서거 100주기를 맞아 한국과 일본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일본제국주의에 맞서 싸운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였던 가네코 후미코의 삶과 사상을 돌아보는 다양한 활동이 양국에서 이어지며 역사적 의미가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24일 박열의사기념사업회에 따르면 가네코 후미코는 1903년 일본에서 태어나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은 무적자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9세 때는 조선(현 세종시 부강면)에 거주하던 조모에게 맡겨져 학대를 겪었고, 이 과정에서 식민지 조선인의 현실을 목격한 경험이 그의 사상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간 그는 도쿄에서 고학하며 사회주의와 아나키즘 사상을 접했고, 박열 의사를 만나 반제국주의 투쟁에 나섰다. 

두 사람은 일왕과 왕세자를 처단 대상으로 삼고 폭탄 입수를 추진하다 관동대지진 당시 검거됐다.

1926년 일본 정부는 두 사람을 일왕 암살 기도 혐의(대역죄)로 기소해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가네코 후미코는 무죄를 주장하기보다 일본제국주의 체제 자체를 비판하며 사상 투쟁을 이어갔다. 이후 형은 무기징역으로 감형됐지만, 그는 같은 해 7월 23일 옥중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생애 중 감형 이후부터 사망까지의 기록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오랫동안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관련 영화가 제작돼 주목받고 있다.

일본 감독 하마노 사치가 연출한 영화 ‘가네코 후미코: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는 지난 2월 28일부터 도쿄, 교토, 오사카 등 주요 도시에서 상영 중이다.

영화는 사형 판결 이후부터 죽음에 이르는 시기를 가네코 후미코가 남긴 단가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으며, 국가 권력에 맞서 치열하게 저항했던 그의 삶을 현대적 시각에서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현지 언론에도 이 작품이 한 개인의 저항적 삶을 넘어, 천황제 국가체제에 맞선 주체적 사상을 깊이 있게 조명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박열의사기념사업회도 오는 7월 23일 가네코 후미코 서거 100주기를 맞아 기념행사를 다양하게펼친다.

이번 행사에는 일본 야마나시 가네코 후미코 연구회 등 일본 측 관계자와 함께 국가보훈부, 광복회, 국민문화연구소, 가네코후미코 선양사업회 등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문경문화원 다목적실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1부 기념식, 2부 한·일 학술회의, 3부 영화 상영으로 진행된다. 

특히 하마노 사치 감독이 직접 참석해 제작 배경과 작품 의도를 설명하고 관객과의 대화를 가질 계획이다.

또 부대행사로 사진전, 토크콘서트, 뮤지컬 ‘박열’ 공연 등이 다양하게 마련해 박열의사와  가네코 후미코 여사의 아나키스트 사상을 재조명 할 방침이다.

서원 박열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은 “100년 전 박열 의사와 가네코 후미코가 보여준 연대의 정신을 계승해 민간 차원의 한·일 교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경을 대표하는 호국성지인 박열의사기념관은 지난해 국내여행 대표 블로그인 ‘대한민국 구석구석’으로부터 전국 가볼 만한 기념관 ‘빅5’에 선정되면서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실시한 이번 선정에서 서울의 백범김구기념관·안중근의사기념관·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천안의 석오이동녕기념관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이처럼 대외적 지명도가 급상승하면서 지난해 박열의사기념관을 찾은 관람객은 전년 대비 37% 증가한 1만 9145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올해 들어서도 문경 시민을 비롯해 서울, 양산, 용인,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단체 및 가족 단위 관람객이 줄을 잇고 있다. 
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
노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