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가지 금속을 섞어 무질서도를 극대화한 ‘고엔트로피’ 설계를 통해 수소 생산 효율을 기존보다 3배 이상 높인 전극 소재가 나왔다.
이 기술은 그린수소 상용화의 핵심 걸림돌로 꼽혀온 전극 반응속도와 장기 안정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팀은 여러 금속원소를 혼합한 고 엔트로피 설계를 통해 수소 생산 성능을 기존 대비 3배 끌어올린 새로운 산소전극소재를 개발했다.
산소전극은 전지에서 수소를 생산할 때 산소가 발생하는 반응을 담당하는 핵심이다.
탄소 배출 없이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그린수소 기술 중 ‘프로톤 전도성 전기화학 전지(PCEC)’는 효율이 높아 차세대 에너지 변환 장치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전지 내부 산소전극에서 반응속도가 느려 성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여러 금속원소를 동시에 넣어 무질서도를 높이는 고 엔트로피 전략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는 보통 물질을 많이 섞으면 구조가 불안정해지지만, 특정 조건에서 엔트로피를 극대화하면 오히려 단일 구조를 유지하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원리다.
연구팀은 전극 구조 금속원소 자리에 프라세오디뮴(Pr), 란타넘(La), 나트륨(Na), 네오디뮴(Nd), 칼슘(Ca), 바륨(Ba), 스트론튬(Sr) 등 7종 금속을 동시 도입한 ‘고엔트로피 이중 페로브스카이트 산소전극’을 설계했다.
서로 다른 금속이 규칙적으로 쌓인 이중 구조에 고 엔트로피 설계를 적용하자 전극 내부 전하 이동과 산소반응이 비약적으로 빨라졌다.
밀도범함수이론(DFT) 계산 결과 전극 내부에서 반응이 일어나는 빈자리인 산소결함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기존보다 60% 이상 낮아졌다.
이는 반응 공간이 더 쉽고 많이 만들어짐을 의미한다.
또 이차이온 질량분석법(TOF-SIMS)에서는 수소이온 이동속도가 기존보다 7배 이상 빨랐다.
이를 종합한 성능실험 결과 새 전극을 적용한 전지는 650℃에서 1.77W/cm²로 기존보다 2.6배 높은 전력 밀도를 기록했다.
아울러 수소 생산성능은 4.42A/cm²로 3배 향상돼 같은 조건에서 훨씬 많은 수소를 만들었다.
안정성도 500시간 동안 수증기 환경에서 진행한 장기 구동 테스트에서 성능 저하가 0.76%에 불과해 고온과 가혹한 환경에서도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엔트로피 개념을 활용해 전극 반응성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그린수소 생산 효율을 높여 수소경제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기계공학과 오세은 박사과정생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정인철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어드벤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명: Unveiling Entropy-Driven Performance Enhancement in Double Perovskite Oxygen Electrodes for Protonic Ceramic Electrochemical Cells / 저자: 오세은(KAIST, 제1저자), 정인철(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1저자), 김동연(KAIST, 제2저자), 김형근(KAIST, 제2저자), 이강택(KAIST, 교신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