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 서울에 사는 9살 길동이는 밤이면 가려움 때문에 바로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4년째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길동이는 잠자리에 들었지만 피가 날 때까지 긁다가 새벽에야 겨우 잠이 들곤 했다. 가려움증으로 성격도 예민해져 엄마에게 매일 짜증을 내고 성질을 부리며 툭하면 운다. 길동이의 아토피피부염에 가족 모두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 땀이 나면 더 심해지는 아토피피부염 때문에 길동이는 좋아하는 축구도 하지 못하고 온 몸을 긁느라 학교수업에도 집중하지 못한다. 여러 약제를 사용했지만 여전히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열흘 입원해 침과 한약 집중치료로 빠르고 건강하게
아토피피부염은 알레르기질환 중 유병률 1위로 전 세계 인구의 20%가 아토피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대부분의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외래진료를 통해 치료를 받지만, 길동이의 경우처럼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쉽사리 증상이 호전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나 가족들이 받는 고통이 크다.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원장 박동석)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가 최근 발표한 논문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한방 입원치료의 효과’에 따르면 한방치료로 아토피피부염 지수가 약 40%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회지 Complementary Therapies in Medicine 2013년 6월호에 게재됐다.
강동경희대 한방병원 최인화·윤영희 교수팀은 아토피피부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던 환자 중 객관적 아토피 증상 점수(Objective SCORAD score)가 40 이상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 성적을 분석했다. 대상이 된 29명의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18.45세이었으며 환자들의 평균 입원일수는 9.79일이었다.
환자들은 입원기간동안 2차 피부 감염이나 소양증이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닌 이상 오직 한약복용, 한약제제 드레싱, 목욕치료, 침 치료 등 한방치료만을 받았다. 입원 치료 전과 후 아토피피부염 증상 점수를 비교한 결과, 입원 전의 평균 아토피피부염 지수는 60.63이었고, 퇴원 당일의 평균 아토피피부염 지수는 37.37으로 아토피피부염 지수가 약 40% 감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강동경희대 한방병원은 여름 방학을 맞아 아토피피부염 단기 입원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 1~2주간 입원하면서 치료에 필요한 검사를 받고 아토피피부염 평가를 위한 설문지 및 각종 치료를 받게 된다.
한약복용, 한약제제 드레싱, 목욕치료, 침 치료가 매일 이루어지고, 환자의 상태와 필요에 따라 음악치료센터 및 영양센터와 웰니스센터 등과 연계된 음악치료, 영양교육, 명상 치료 등이 함께 진행된다. 아울러 환자와 보호자 모두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관리에 관한 교육을 받게 된다.
최인화·윤영희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은 완치는 어렵지만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급성기의 올바른 치료와 더불어 호전된 상태에서 적절히 관리한다면 아토피피부염 완치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