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테리어 회사 대표인 김 씨는 1년 전 목소리가 심하게 쉬고 음식 섭취 때 사레가 잘 들어 사회생활의 곤란함을 겪었다. 평소 술과 담배는 하지 않았으며, 몇 년 전 척추수술을 받은 것 외에는 별다른 병을 앓았던 적도 없었다. 말수를 줄이고 물을 많이 마시는 등의 관리를 했지만 3개월이 지나도 낫지 않았다. 목소리 전문병원을 찾아 음성종합검사 결과 ‘한쪽 성대가 움직이지 않는 성대마비’였다. 신경의 재생가능성이 없었기 때문에 발성재활 보다는 주사로 목소리를 회복하는 시술을 받았다.
성대마비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목소리 변화를 일으키는 난치성 목소리 장애로 갑상선암, 폐암, 척추수술 등 여러 가지 수술적 치료 후 발생할 수 있으며, 약 29%에서는 정확한 원인 없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젊은층의 갑상선암, 여성 흡연으로 인한 폐암, 척추질환 등의 발병률이 증가하면서 후유증으로 발생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수술 이후 목소리 변화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후두근전도 검사를 통해 후두신경의 손상여부, 성대마비의 정도, 회복가능성 등 성대의 상태를 진단해 보는 것이 좋다.
◇암 때문에 성대마비 올 수 있어
성대마비는 말을 할 때 숨이 차고 쉬고 약한 목소리가 특징이다. 큰 목소리로 말하려고 힘을 주어도 쉰 목소리가 나아지지 않고 목이 쉽게 피로해져 말을 이어나가기 힘들어진다. 또한 성대의 움직임이 제한되어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이 원활치 않기 때문에 사레가 자주 들기도 하며, 음식물의 기도 유입이 지속되면서 폐렴이나 폐기능 저하 등 합병증 초래를 일으키기도 한다.
성대마비는 원인을 알 수 없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성대를 움직이는 후두신경의 경로를 따라 암이 생겼거나 갑상선 또는 가슴수술, 척추수술 등 수술적인 치료시 후두신경이 손상돼 발생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또한 후두신경의 직접적인 손상 외에 성대 움직임이 일어나는 관절부분에 염증이나 손상이 생겨 성대가 고정되면서 나타나기도 한다. 후두신경이 손상을 입으면 말을 할 때 마비된 성대가 움직이지 않아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목소리가 변하게 되며, 일상 또는 사회생활이 활발한 직업군에서 특히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심할 경우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수 있다.
성대마비 환자들은 대부분 자연 치유를 기대하여 무작정 기다리거나 목소리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를 미루기도 한다. 그러나 성대마비를 장기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성대근육이 퇴화되어 치료기간이 길어질 수 있으며, 치료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자연회복 불가능하면 ‘경피적성대성형술’로 회복
성대마비가 발생한 위치에 따라 성문틈이 크지 않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 전에 음성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발성재활 훈련의 일차적 방법으로 손가락으로 마비측 갑상연골 부위를 안쪽으로 눌러 성대접촉 강도를 증가시켜 발성을 용이하게 해주는 것이 있다.
자연회복이 불가능하거나 빠른 목소리 회복을 원하는 경우 또는 회복될 때까지 오랜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에는 간단히 경피적성대성형술로 조기에 목소리 회복을 도울 수 있다. 경피적성대성형술은 주사를 이용해 마비된 성대에 보형물을 주입해 성대의 볼륨을 살려주는 시술법이다.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원장은 “성대의 볼륨과 긴장도를 살려 양쪽 성대의 접촉을 도움으로써 숨찬 듯한 목소리와 쉰 목소리가 개선되고 음식을 섭취할 때 사레 걸림도 줄어든다”며 “대부분의 성대마비 환자들이 성대성형술 1회 시술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만약 오랜 시간 성대마비를 방치할 경우 성대가 퇴화돼 여러 차례의 시술이 필요해질 수 있으므로 쉰 목소리가 나타난다면 병원을 빨리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