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번 메르스 환자 살릴 기회 놓친 보건당국

173번 메르스 환자 살릴 기회 놓친 보건당국

기사승인 2015-06-27 06:00:55

[쿠키뉴스=김단비 기자] 강동성심병원에서 발생한 173번 환자가 확진 이틀 만에 사망했다.

173번 환자는 76번 환자(75·여)가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는 시간에 이 병원에 보호자 자격으로 들렀다가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일각에서 173번 환자의 갑작스런 사망 원인이 보건당국의 허술한 방역 시스템에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73번 환자는 76번 환자가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은 시간에 이 병원에 내원했지만 보건당국의 역학조사에서 격리대상에 포함돼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173번 환자는 증상 발현 이후에도 보건당국의 격리 대상자에서 빠져 격리조치 되지 않았고 아픈 허리 때문에 강동성심병원 정형외과를 찾은 22일 병원 자체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다음날 실시한 국립보건원의 검사를 통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76번 환자가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을 찾은 기간에 이 곳을 함께 이용한 환자를 파악해 자가 격리 조치했지만 그 중 보호자 자격으로 내원했던 인물을 놓치고 말았다.

이후 정부 언론브리핑에서 ‘환자가 동행인(보호자)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며 자진신고하지 않은 개인의 도덕적 헤이를 문제 삼았지만 애당초 초기 격리대상자를 놓쳤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환자의 말에 의존하지 않고 76번 환자가 병원에 머물었던 시기의 CCTV만 꼼꼼히 분석했어도 밀접접촉자를 파악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있다.


강동성심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원 당시만 해도 열은 없고 기침 증세만 조금 있었다. 폐렴 증상이 급격히 나빠졌다. 일찍이 격리돼 치료를 받았다면 확진 이틀 만에 사망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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