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대 전북도의회가 ‘신뢰받는 의회, 강한 의회’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공식 출범했다.
특히 제12대 전북도의회는 역대 여성의원 최초로 국주영은 의장(전주12)을 선출, 지방의회에서도 강고한‘유리천장’을 깨고 여성의원의 정치 지평을 넓혀냈다.
국주영은 의장은 “도민들께서는 제12대 전라북도의회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하고 있다”며 “의원 모두는 도정과 교육행정을 잘 살펴서 전북발전을 이루라는 도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국주영은 의장을 찾아 12대 전북도의회 운영 방향과 지방의회 독립 강화를 위한 정치적 구상, 지방정치 현안에 대한 해결 방안 등을 들어봤다.
-제12대 전북도의회 의장으로 선출되셨는데, 소감이 어떠신지요?
“전북도의회 개원 이래 최초 여성 의장으로 당선시켜 주신 도민과 동료의원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지만 코로나19와 치솟는 물가로 모두가 힘든 시기인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고통을 겪는 도민의 일상이 완전히 회복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며, 전북에 처한 경제 여건이 나아질 수 있도록 일하는 의회를 만들겠습니다.”
-전북도의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여성 의원이 의장에 선출됐습니다. 포부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개원 이후 처음으로 여성 의원이 의장에 당선된 것은 전라북도의회가 변화를 열망하는 도민들의 뜻을 반영한 결과라고 봅니다. 여성은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 다양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그러나 정치 영역에서만큼은 더디기만 합니다. 실제로 광역의회에서 여성 의원의 비율은 16.6%, 기초의회는 18.6% 수준이어서 여성의 정치 참여는 유리천장에 비유될 정도로 어렵습니다.
전북도의회 70년 역사에 최초 여성 의장이라는 수식어가 도내 여성들에게 자랑스럽게 기억될 수 있도록, 차세대 여성 정치인들의 앞길에 디딤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성 특유의 따뜻한 마음과 소통 능력, 포용력을 바탕으로 생활밀착형 정치를 펼쳐 아동과 어르신, 장애인 등 도내 사회적 약자도 행복하게 생활하는 전라북도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신뢰받는 의회, 강한 의회를 슬로건으로 제시하셨는데요?
“도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할 힘의 원천은 도민의 신뢰입니다. 하지만 일부 지방의원들의 일탈행위로 정치에 대한 도민의 신뢰는 추락했습니다. 12대 도의회는 깨끗하고 투명한 의정활동, 일하는 의회의 모습으로 도민의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
또한 전북도민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도지사와 도교육감이 모두 바뀐 상황이어서 함께 혁신, 함께 성공, 새로운 전북, 학생 중심 미래 교육이라는 도정과 교육 정책이 시행착오 없이 안정적으로 추진돼 전북발전과 교육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견제와 감시, 그리고 대안까지 제시하겠습니다.”
-도의회 의정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셨습니까?
“의원 한 분 한 분의 의견을 소중히 듣고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도정 및 교육 현안에 대응하며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의원연구회를 더욱 활성화시켜 연구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여건도 마련하겠습니다.
또한 국외연수를 내실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상임위원장단과 협의해 연수 전문 기관에 의뢰하고, 전문 연수프로그램을 접목시켜 연수 목적에 부합하는 국외정책연수로 정착시키겠습니다.
이와 함께 의회 고유 기능인 입법·의결·감시기관의 역할과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의회조직과 시스템을 정책기능 중심으로 개편해 의정활동을 뒷받침하겠습니다.
아울러 도 산하 출연기관장 인사청문회 대상을 확대하겠습니다. 전북도 출연기관은 15개인데 현재 5개(전북개발공사, 전북연구원, 전북신용보증재단, 전북문화관광재단, 군산의료원) 기관을 시행 중입니다. 도와 협의해 인사청문 대상을 확대해 전문성을 갖춘 투명한 인사가 임용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는 5개 메가시티와 3개 특별자치도로 개편하면서 전국 광역시·도마다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북만 독자 권역화를 고집하다 외딴섬이 되고 있습니다.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 구성이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의회가 앞장서겠습니다.”
-집행부와의 협력도 중요하지만, 감시와 견제 역할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의회와 집행부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떻게 설정하실 계획이신지요?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서는 의회와 집행부, 양축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합니다. 이 때문에 집행부와의 관계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집행부는 도민을 위한 정책을 준비하고 의회는 이를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책무입니다.
도정 주요 현안이나 민생과 직결된 사업은 의회 상임위원회와 사전협의 및 숙의 과정을 거치고, 의원이 제안한 부분까지 반영된다면 완성도 높은 정책이 수립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도 집행부가 참여하는 정례 간담회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는 협치 의정을 펼치겠습니다.”
-제12대 도의회는 40명 중 37명이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1당 체제가 갖춰져 의회 기능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떻게 극복하실 계획이신지요?
“민주당 소속 의원이 다수라고 해서 의회 기능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합니다. 의원과 자치단체장이 같은 정당이라면 더 큰 부담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민심은 돌아서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같은 정당이라는 이유로 집행기관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면 독선과 부조리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도민께서 걱정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집행부가 추진하는 사업이 전북발전과 도민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에 대해서는 더욱 냉정한 잣대로 꼼꼼하게 감시하고 견제하겠습니다.”
-집행부 정책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서는 의원들의 전문성 확보가 필요한데요. 어떤 복안이 있으신지요?
“의회 정책기능을 대폭 강화한 조직으로 사무처를 개편해서 의회가 의결기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필요한 맞춤형 교육의 상설화와 직원들의 교육 시간도 확대해 실력 있고 생산적인 의회를 만들겠습니다.
또한 전문가를 의정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토록 하겠습니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등을 리스트업해서 특위 구성에 이분들을 참여시킨다면 의정활동의 내실화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임기 동안 추진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지요?
“도의원이 선거 과정에서 주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의원별 공약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도지사와 도의원의 공약은 모두 지역발전을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단체장은 공약 이행을 위해 행정력이 총동원되는 반면 의회는 의원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에 부의장을 중심으로 TF팀을 구성해 추진할 계획입니다.
도민 소통 의정회관 건립을 공론화하겠습니다. 도의회는 도민과 소통할 수 있는 열린 기관입니다. 의정 용도뿐만 아니라 도서관이나 북카페, 세미나와 토론회 장소, 도내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다양한 예술 작품 전시, 실내체육시설 개방 등 도민 친화적 공간이어야 합니다. 여론조사,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서 시행하고자 합니다.”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변화되는 점은 무엇입니까?
“도의회 사무처 직원의 임용권을 의장이 행사하고, 자치입법·예산심의·행정사무감사 등을 지원할 정책지원관이 도입돼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역시 한층 향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도민이 단체장과 의회에 조례안의 제개정과 폐지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과 주민조례발안·주민감사청구의 인구요건을 완화해 도민 중심의 자치를 구현하기 위한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문제점과 한계는 무엇입니까?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에도 여전히 중앙정부가 정한 기준을 벗어난 조직 신설과 인력증원은 불가능하고 법령에 근거 없는 조례는 제정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또한 의회에 필요한 예산 역시 편성할 수 없는 상황이 지방의회의 현주소입니다. 이는 지방의회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견고하지 못한 데 그 원인이 있습니다.
지방의회는 별도의 법이 아닌 지방자치법 내 한 페이지 속에만 존재합니다. 지방자치의 한 축인 지방의회가 제대로 된 역할 정립을 위해서는 지방의회법 제정이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와 함께 관련 법률 제정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코로나19 재확산과 치솟는 물가, 폭염과 장마 등이 겹치면서 도민들께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십니다.12대 도의회는 도민과 함께하며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도민의 작은 목소리도 귀담아듣고 이를 도정과 교육행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한 발 더 뛰겠습니다.2년 뒤 임기를 마칠 때 전라북도의회 최초 여성 의장으로서‘잘했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