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의 대명사 전남 ‘흑산도 홍어’는 옛말이 되고, 이젠 전북의 ‘군산 홍어’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온난화에 따른 해수온도 상승으로 홍어들이 북상하면서, 현재 최대 홍어 서식처로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일원이 손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이곳에는 홍어 서식에 유리한 갑각류 등 먹이가 풍부하다고 한다.
14일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군산에서 위판된 홍어는 1417톤에 달한다. 이는 전국 전체 3121톤의 45%에 해당하며, 흑산도가 위치한 전남 신안보다 3.4배나 많은 양이다. 국내산 홍어 절반 가까이가 군산을 거쳐 유통되고 있는 셈이다.
군산 해역에서 이들 홍어가 모두 잡히는 건 아니다. 홍어가 군산수협 위판장에서 높은 시세에 거래되는 것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다른 해역에서 잡은 홍어들까지 군산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판매되는 ‘영광 굴비’ 상당수가 다른 해역에서 잡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군산 해역에서는 예전에 많이 잡히던 꽃게나 넙치 등 어획량은 줄어들고, 홍어와 함께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와 고등어 등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홍어 풍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고, 군산수협 위판장을 통한 거래 또한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어가 군산의 토착 수산물로 급부상하면서 ‘군산 홍어’를 활용한 마케팅도 주목받고 있다. 홍어를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해 지역경제 성장의 기둥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군산시 관계자는 “한때 전라도 음식으로 푸대접 받던 시대도 있었지만 홍어요리는 지금 전국적으로도 고급음식 대접을 받고 있다”며 “홍어 축제나 캐릭터, 이벤트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산=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