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활용하면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적외선 광측정을 고성능⋅저비용으로 실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비검출광자 양자센서는 양자얽힘 현상을 만드는 두 개의 광원을 이용하는 원격측정 센서다.
양자얽힘은 두 입자가 아무리 먼 거리에 있어도 한 입자에서 발생한 물리적 현상이 다른 입자에도 동시에 작용하는 현상으로 양자역학의 핵심을 이룬다.
비검출광자는 측정대상에 도달했다가 돌아오는 광자로, 비검출광자 양자센서는 이 광자를 직접 측정하는 대신 양자얽힘에 의해 이와 한 쌍으로 얽힌 다른 광자를 측정해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비검출광자를 이용한 양자센서는 최근 10년 새 실현되고 있는 기술 초기단계로, 아직 기술성숙도가 낮아 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경쟁에서 KRISS가 개발한 비검출광자 양자센서는 광측정 장치의 핵심 요소인 광검출기와 간섭계에서 기술 우위를 선점했다.
광검출기는 빛을 전기신호로 변환 출력하는 장치로, 기존 고성능 광검출기의 활용 범위가 대체로 가시광 영역에 국한됐고, 적외선 영역 파장은 다양한 분야 측정에 유용하지만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KRISS 연구팀은 가시광 검출기를 이용해 적외선 대역에서 빛 상태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효율적인 측정을 실현했다. 이는 3차원 구조물의 비파괴 측정, 바이오 측정, 가스조성 분석 등에 폭넓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연구팀은 여러 경로로 갈라진 빛을 합치면서 신호를 얻는 간섭계 센서를 개발했다.
기존 비검출광자 양자센서는 빛 경로가 단순한 마이켈슨 간섭계를 주로 사용해 측정 대상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KRISS가 개발한 센서는 측정대상에 따라 빛 경로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복합 간섭계를 채택해 확장성이 대폭 향상됐고, 측정대상 크기나 모양에 맞춰 변형할 수 있어 다양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번 연구에서 KRISS 양자광학그룹 연구팀은 양자센서의 핵심 성능지표를 결정짓는 요소에 대한 이론적 분석을 제시하고 복합 간섭계를 이용한 실험으로 이를 증명했다.
또 연구팀은 적외선 대역 빛을 3차원 구조의 측정 샘플에 반사시킨 후 양자얽힘으로 연결된 가시광 대역 광자를 측정, 샘플의 깊이와 너비를 포함한 이미지를 얻는데 성공했다.
이는 3차원 적외선 이미지를 가시광 측정으로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박희수 KRISS 양자광학그룹장은 “이번 성과는 양자광학 원리를 이용해 기존 광학 센서의 측정 한계를 돌파한 사례”라며 “센서의 측정시간을 단축하고 분해능을 높여 실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퀀텀 사이언스 앤 테크놀로지(Quantum Science and Technology, IF: 6.70)’ 2024년 1월호에 게재됐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