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혈류는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뇌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산소 및 영양분을 전달할뿐만 아니라 다양한 뇌질환의 바이오마커 역할을 한다.
기존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 컴퓨터단층촬영(CT)과 같은 혈류 측정방법은 방사성 화합물이나 조영제 등 외인성 추적자가 필요해 방사선 노출이나 조영제 허용치 한계 등으로 반복 촬영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체내에 존재하는 디옥시헤모글로빈(dHb)에 주목했다.
MRI로 혈류를 측정할 때 혈류지표인 뇌혈류용적(CBV)과 뇌혈류량(CBF)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저산소 환경에서 측정이 쉽다는 특징이 있다.
산소가 부족해지면 산소와 결합하지 않는 dHb 농도가 일시적으로 높아지는데, dHb는 자성을 띠며 혈류 측정에 이용되는 MRI 신호변화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흡입마취 상태인 쥐 모델에 질소가스를 5초 동안 노출해 저산소 상태를 유도하고, 발생한 MRI 신호 변화를 통해 CBV와 CBF를 측정했다.
이 방법은 MRI 신호검출 민감도를 높여 더욱 정확한 혈류 측정을 가능케 했다.
아울러 일시적 저산소 상태는 수 초간 숨을 참는 것이나 다름없어 실험쥐에 미치는 생리학적 영향도 미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흡입마취제뿐 아니라 주사마취제를 투여한 쥐 모델에서도 질소가스를 성공적으로 전달하고 뇌 혈류를 정량적으로 측정했다.
이는 기존방법에 비해 비침습적이고, 신호감도가 높아 작은 MRI 신호 변화도 민감하게 측정 가능하다는 의미를 갖는다.
또 새로운 혈류 측정 시스템은 단기간 반복측정이 가능해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뇌 조직뿐 아니라 온몸에 걸쳐 발생하는 허혈성질환, 암 등에 적용 가능하다.
특히 치료약물 투여 전후 변화도 측정할 수 있어, 전임상·임상약효 유효성 평가에 활용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김 단장은 “혈류지표 측정은 치매, 뇌종양 등 다양한 뇌질환의 조기진단 및 진행 경과, 치료효과 모니터링에 중요하다”며 “향후 사람에게도 적용 가능한 혈류 측정 방법의 개발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온라인판 2월 28일자에 게재됐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