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핀란드 상장주식 배당 소득에 대한 원천세 면제 소송에서 이겨 96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핀란드 상장주식 배당원천세 환급 소송에서 핀란드 행정법원의 승소 판결이 확정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판결로 국민연금은 2014~2023년간 낸 배당원천세 약 96억원을 환급받는다. 향후 매년 약 38억원(지난해 기준) 가량을 절감하게 됐다.
배당원천세란 해외 투자자가 현지 주식에 투자해서 배당금을 받을 때 해당 회사가 배당금에서 미리 현지 정부에 납부한 세금을 뜻한다. 국민연금공단이 핀란드 주식 투자를 통해 받은 배당금에 붙은 세금이다.
국민연금은 2015년 '자국 내 기관과 유사한 해외기관에 대한 차별금지' 내용을 담은 유럽연합(EU) 차별금지 조항에 근거해 2014년 이후 핀란드에 납부한 배당금 원천세 전액을 환급 신청했다.
그러나 지난 2021년 핀란드 국세청은 세금 환급 거절을 통보했다. 불복 심사 조정위원회에서도 같은 결정이 나자 국민연금은 2022년 현지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국민연금이 핀란드에서 면세 지위를 인정받는 사회보험기관 ‘켈라(Kela)’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지 여부였다.
핀란드 과세당국은 국민연금이 사회보험이 아닌 퇴직연금이라고 주장했다. 연금공단은 이에 맞서 국민연금이 한국의 대표 사회보장제도임을 소명했고, 올해 5월 행정법원의 승소 판결을 끌어냈다. 해당 판결 이후 핀란드 측은 기한 안에 항소하지 않았고 지난달 21일 국민연금의 승소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스페인에서도 EU 차별금지 조항을 근거로 배당원천세 면세 지위를 인정 받아 납부한 세금 약 126억원을 환급받았다. 현재 같은 조항을 근거로 스웨덴,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세금 환급을 추진하고 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번 사례는 다른 EU 투자국 세금 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른 투자국에서도 절세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기금 수익 증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