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 부당대출 지시’ 김기유 전 태광그룹 의장 영장심사…구속 갈림길

‘150억 부당대출 지시’ 김기유 전 태광그룹 의장 영장심사…구속 갈림길

기사승인 2024-10-04 14:14:10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 연합뉴스 

계열사 경영진에 150억원대 부당대출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4일 결정된다.

서울서부지법 신한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전 의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김 전 의장 측 변호인은 오전 11시40분께 영장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구체적인 사실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은 지인인 부동산 개발시행사 대표 이모 씨의 청탁을 받고 지난해 8월 당시 그룹 계열사인 고려·예가람저축은행 이모 대표에게 150억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 씨는 다른 금융기관에서 추가로 대출받기 어려운 상황이라 저축은행 실무팀에서 ‘사업 리스크가 높다’는 취지의 심사의견서를 여신심사위원회에 제출했으나 김 전 의장의 요구로 대출이 강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대출이 이뤄지고 약 두 달 뒤인 지난해 10월 김 전 의장의 아내 계좌에 100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태광그룹의 외부 감사를 맡은 한 로펌의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지난 7월 이 씨와 이 전 대표 등을 재판에 넘겼다.

김 전 의장은 이호진 전 태광 회장이 2011년 구속된 뒤 그룹 ‘2인자’로 경영을 맡아 왔다. 로펌 측은 이 전 회장의 복역으로 경영을 맡긴 김 전 의장이 그간 여러 비위를 저질렀다며 고발했다. 이후 이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특별사면됐고 출소 후 두 사람은 반목하며 공방을 벌여왔다. 회사는 비위 의혹을 이유로 김 전 의장을 해임했다.

한편, 김 전 의장은 이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을 공모한 혐의 등으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태광 측은 “김 전 의장이 자신의 범법 행위를 이 전 회장에게 떠넘기기 위해 수사기관에 제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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