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성 쌍둥이 사산 위험 ‘수혈증후군’…“임신 초기 발견 중요”

일란성 쌍둥이 사산 위험 ‘수혈증후군’…“임신 초기 발견 중요”

기사승인 2024-11-06 13:45:27
김호연 고려대안산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치료센터장과 송관흡 교수가 쌍둥이 수혈증후군 치료를 위해 태아내시경 수술을 준비하고 있다. 고려대안산병원

#일란성 쌍둥이를 자연 임신한 30대 A씨는 임신 15주 차에 갑자기 늘어난 양수로 인해 배가 팽창돼 불편함을 느꼈다. 병원을 찾은 A씨는 쌍둥이 수혈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이에 태아내시경 수술을 진행했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었다.

일란성 쌍둥이 간 혈관 연결이 문제를 일으켜 발생되는 ‘쌍둥이 수혈증후군’은 사산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쌍둥이 수혈증후군(Twin-to-Twin Transfusion Syndrome, TTTS)은 일란성 쌍둥이 임신 중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태아가 자궁 안에서 태반과 혈관을 공유하면서 생기는 병리적 상태를 말한다. 일란성 쌍둥이 임신의 9~15%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의 태반을 공유하며 발생하는 쌍둥이 수혈증후군은 쌍둥이 간에 존재하는 혈관 연결이 문제를 일으켜 나타난다. 두 태아 간의 불균형적인 혈류(순환 장애)가 특징인 질환이다. 한 명의 태아가 다른 태아로부터 과도하게 많은 혈액을 받아 과부하되고 반대로 다른 태아는 혈액이 부족해지면서 태아 모두 신체 상태가 악화된다.

불균형이 지속되면 각 태아는 심장 부담, 신장 기능 이상, 성장 장애 등의 문제를 겪을 수 있고 심각한 경우 사산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태아 생존율은 크게 향상되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두 태아 모두 사망할 수 있는 확률이 73~100%로 예후가 좋지 않다. 

주요 증상은 양수과다증에 따른 복부 팽만감이다. 두 태아의 양수량 차이로 인해 한 태아에서는 양수과다증이, 다른 태아에서는 양수과소증이 생긴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양수량의 불균형, 태아 간 성장 차이, 태아 심장 기능 이상 등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확진한다.

쌍둥이 수혈증후군의 병기는 정도에 따라 5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는 두 태아의 양수량이 차이를 보이나 혈관 안의 피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도플러 초음파에선 정상인 상태이다. 이후 공여 태아의 방광이 초음파 관찰에서 보이지 않는 2단계, 양수량 차이와 비정상적인 혈류 패턴이 나타나는 3단계, 태아의 수종이 발견되는 4단계를 거쳐 한 태아가 사산하는 5단계로 이어진다.

치료를 위해선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1단계인 초기에는 집중적인 관찰을 통해 태아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자연적으로 호전되는지 지켜보기도 한다. 하지만 2단계 이상 중증의 경우 자궁 내 태아내시경 레이저 치료나 조기 출산 등의 적극적인 치료법을 시행한다. 태아 내시경 레이저 치료는 태반에서 연결된 두 태아의 혈관을 차단해 혈류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임신 16~26주 사이에 권고된다. 치료 후 평균 출산 시기는 임신 32~34주 사이로 대부분 조산 한다.

김호연 고려대안산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산부인과 교수)은 “우선 일란성 쌍둥이인지 임신 초기에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란성 쌍둥이에서 발생하는 쌍둥이 수혈증후군의 조기 발견을 통해 위험성을 낮출 수 있고 주기적인 산전 진찰과 초음파 검사가 강조된다”고 말했다.

송관흡 고려대안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태아 내시경 레이저 치료의 경우 최근 의료계에서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어 아이들이 더 건강하게 태어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며 “고려대안산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에서도 쌍둥이 수혈증후군의 태아 내시경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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