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도심 한복판 광화문광장이 5일 저녁 초대형 전광판과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진 ‘광화문스퀘어’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한국판 타임스스퀘어를 표방한 대형 프로젝트가 공식 개막하며 시민과 관광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날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앞 놀이마당에서 열린 ‘K페스타–광화문스퀘어 오프닝 세리머니’에는 내외빈과 시민, 외국인 관광객이 대거 운집했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정문헌 종로구청장, 허민 국가유산청장, 오치오 삼성전자 부사장,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등 주요 인사가 자리를 함께했다.
카운트다운과 함께 KT 광화문빌딩 외벽에 설치된 초대형 미디어월이 첫 불빛을 밝히자 현장에서는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전광판에는 ‘모두의 캔버스’를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영상이 상영됐고, 뒤이어 가수 자이언티와 코르티스(CORTIS)가 무대에 올라 축하 공연을 펼치며 분위기를 달궜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영어로 운을 띄웠다. 그는 “‘Beyond your imagination, beyond Times Square(여러분의 상상을 뛰어넘고, 타임스스퀘어를 넘어선다)’는 말처럼 광화문광장이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미디어 갤러리로 거듭날 것”이라며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세계로 뻗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광화문광장이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돼 오늘 점등식을 갖게 됐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허민 국가유산청장도 “뉴욕의 타임스스퀘어가 시간이 중심이라면 광화문은 한국 천년 역사를 알리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프로젝트에 디스플레이 기술을 지원했다. 오치오 삼성전자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최고의 기술력을 투입해 광화문스퀘어 조성에 함께했다”며 “세계적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창용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도 “광화문스퀘어가 광화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화문스퀘어는 행정안전부 자유표시구역 2기 사업으로, 2024년부터 2033년까지 약 22만㎡ 규모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추진된다. KT WEST·교보생명빌딩·동아일보사옥 등 9개 건물에 초대형 전광판과 디지털 광고매체가 설치돼 미디어아트·광고·공연이 어우러지는 글로벌 미디어 허브로 조성된다.
광화문스퀘어가 ‘한국판 타임스스퀘어’로 불리는 이유는 도시 경관과 경제 활성화 효과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스퀘어 역시 광고 자유지역 지정 이후 초대형 옥외광고가 밀집하면서 연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지역 상권 발전과 광고·미디어 산업 성장을 이끌어왔다. 국내에서도 코엑스 자유표시구역이 2021년까지 약 6300억원의 민간 투자를 유치하고 높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록한 사례가 있다.
정부와 서울시, 종로구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도심의 역사성과 첨단성을 동시에 부각시키고, 글로벌 기업 광고와 문화 콘텐츠를 유치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광화문스퀘어가 뉴욕 타임스스퀘어,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미디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